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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감 대유행... 학교ㆍ부모는 멘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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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감 대유행... 학교ㆍ부모는 멘붕

입력
2016.12.20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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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방학이 코앞인데

교육부가 뒤늦게 조기방학 추진

학교들은 학사 일정 변경 부담감

아픈 아이 누가 돌보나

맞벌이 부부, 학원 말곤 대안없어

“감염 쉬운 환경… 조기방학 난감”

서울에서 꽃집을 하는 진모(37)씨는 최근 아들 2명이 모두 인플루엔자(독감)에 걸려 가게 문을 닫게 됐다. 큰 애(12)가 먼저 확진 판정을 받고 집안에만 머물다 보니 둘째(8)에게도 전염됐다. 당장 병원비 부담뿐 아니라 형제를 맡길 데가 없다. 진씨는 “남편이 갑자기 회사에서 연차를 낼 수도 없고, 친정엄마에게 아픈 아이를 둘씩이나 맡길 수도 없어 생업을 잠시 접고 간호에만 매달려있다”고 말했다.

때이른 독감이 전국 교실을 강타하면서 학교는 초비상이, 맞벌이 부모들도 비상이 걸렸다. 아이가 아프면 등교가 정지되는데다, 아프지 않더라도 조기방학이 거론되고 있어 자녀를 돌보기가 마땅치 않기 때문이다. 온라인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학부모들이 자구책을 짜내고 있다.

20일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이달 1~19일 독감에 걸린 초중고교(특수학교 포함) 학생 수는 1만7,825명(783개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독감에 걸려 학교에 나오지 못한(등교중지) 학생이 14일까지 7,200명 가량이었던 걸 감안하면, 독감 확산 속도가 날이 갈수록 빨라지고 있다.

교육부가 뒤늦게 조기방학 대책을 내놓았지만 대부분 학교가 겨울방학 돌입을 코앞에 둔데다, 이미 피해가 커진 뒤라 실효성이 크지 않은 상황이다. 갑작스레 학사 일정을 줄여야 하는 학교 입장에서도 조기방학을 감행하기가 쉽지 않다. 실제 서울에서는 강남구 개포동의 양전초등학교 1곳만 26일이던 겨울방학을 나흘 앞당기기로 했다. 이 학교는 19일 기준 전교생 497명 중 72명(14%)이 독감 병결을 신청한 상태다.

전국적으로 계절 인플루엔자 독감환자가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16일 오전 강원도 춘천시 모 초등학교에서 한 교사가 학생의 체온을 고막체온계로 측정하고 있다. 뉴스1
전국적으로 계절 인플루엔자 독감환자가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16일 오전 강원도 춘천시 모 초등학교에서 한 교사가 학생의 체온을 고막체온계로 측정하고 있다. 뉴스1

학부모들도 조기방학을 마냥 환영할 수 없는 처지다. 당장 맞벌이 부부들은 아픈 자녀를 맡길 곳을 찾아나서야 하기 때문이다. 직장인 이모(40)씨는 “방학을 일찍 하면 감염은 예방할 순 있겠지만 수업뿐 아니라 돌봄교실, 방과후학교에서 보내는 시간까지 부모가 책임져야 하는데 처가와 친가 부모님께 모두 손을 빌릴 수 없는 처지라 난감하다”고 했다. 회사원 송모(39)씨 역시 “맞벌이 부부들은 결국 학원처럼 집단생활을 하는 곳에 아이들을 맡길 수밖에 없는데 감염이 쉬운 환경에 노출되는 건 학교나 학원이나 마찬가지”라고 걱정했다. 온라인엔 시간제 도우미를 구하거나, 무료 독감접종 정보를 공유하는 글이 속속 올라오고 있다.

학교도 답답하긴 마찬가지. 중학교 교사 A씨는 “보건 교사가 대처 요령을 자세히 설명해 주고 있긴 하지만 담임 교사가 학급 학생들 상태를 방과후 생활까지 일일이 파악하는 건 쉽지 않다”고 토로했다.

자녀가 독감 의심 증상(38도 이상 발열과 기침 등)을 보이면 즉각 병원을 찾아 치료부터 받아야 한다. 독감은 치료제인 항바이러스제를 빠르게 투약해야 치료 효과가 높다. 집단생활을 하는 학생들은 지금이라도 예방접종을 해야, 혹 감염이 되더라도 증상이 덜하고 치료도 빠르다.

한소범 기자 beom@hankookilbo.com

이현주 기자 memor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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