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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다음 정부 섀도 캐비닛 대선 전에 공개하겠다”

입력
2016.12.20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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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당 움직임 비박에 대해

“호박에 줄 긋는다고 수박 되나”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20일 오전 서울 마포구의 한 카페에서 연합뉴스와 인터뷰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20일 오전 서울 마포구의 한 카페에서 연합뉴스와 인터뷰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는 20일 “(후보가 된다면) 다음 정부를 이끌 섀도 캐비닛(예비내각)을 대선 전에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조기 대선이 실시될 경우 차기 대통령은 인수위원회 절차 없이 곧바로 국정을 수행해야 하는 상황을 감안해 ‘준비된 대통령 후보’의 면모를 보이겠다는 것이다.

문 전 대표는 이날 연합뉴스와 가진 인터뷰에서 “과거 대선시 인수위 때 제시하던 로드맵까지 사전에 마련하는 준비가 필요하다”며 “완전한 형태는 아니더라도 어떤 분들이 함께 국정을 수행하게 될지에 대한 부분을 가시적으로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문 전 대표는 이어‘박근혜 대통령 탄핵 소추안이 헌법재판소에서 기각되면 혁명 밖에 없다’는 자신의 발언을 둘러싼 논란에 대해선 “만에 하나 헌재가 즉각 퇴진을 요구하는 촛불 민심과 다른 결정을 내려 제도적 해결책이 막히면 국민이 저항권을 행사하는, 그야말로 혁명의 상황이 될 수밖에 없다는 객관적 상황을 말한 것”이라며 “저항권 행사도 헌법 정신에 담겨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모두 ‘촛불혁명’, ‘시민혁명’을 말하는데 마치 문재인이 말하니 불온한 것처럼 말하는 건 편파적”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DDㆍ사드) 배치 문제에 대해선 “다음 정부로 넘겨 공론화와 외교적 과정을 충분히 거쳐야 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그는 “미국과 더 협의하고 중국ㆍ러시아를 상대로 설득 노력도 함께 할 뿐 아니라 북한을 상대로 핵 동결과 사드 배치를 연계하는 다각적 논의가 필요하다”며 “사드 배치만이 길이라는 것이야말로 토론 문화의 척박함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문 전 대표는 탈당 움직임을 보이는 새누리당 비박(박근혜)계에 대해선 “호박에 줄 긋는다고 수박 되는 게 아니다”며 “새누리당은 무슨 수를 쓰든 우리 당 후보와 대결 전선을 만들 것이지만 우리는 거기서 이길 것이라 확신한다”고 말했다. 또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포용적 리더십’을 강조하고 나선 데 대해선 “4년 내내 (박근혜) 리더십을 칭송하다 갑자기 포용적 리더십을 말하니 어리둥절하다”고 꼬집기도 했다.

문 전 대표는 촛불 정국이 정권 교체에 실패한 1987년 6월 항쟁의 재판이 될 수 있다는 일각의 우려에는 “6월 항쟁 때는 3김으로 지역에 따라 정확히 표가 쪼개졌지만 지금은 그때와 다르다”며 “지금은 통합을 말하기 보다 우리 힘으로 이길 수 있게 스스로 강해지는 것이 먼저”라고 말했다.

박상준 기자 buttonpr@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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