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종 결정 2주 내 백신 제조 가능
구축에 3개월, 이번 겨울엔 못 써
정부가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확산을 대비해 즉각 백신을 제조할 수 있는 바이러스를 냉동 보관하는 ‘항원뱅크’를 만들기로 했다. H5N6형 AI가 맹위를 떨치자 백신 접종이 필요하다는 일각의 의견(본보 12월20일자 9면)을 수용한 것이다. 하지만 고병원성 AI가 국내에서 처음 발생한지 13년 만인데다, 항원뱅크를 구축하는데 최소 3개월이 소요돼 늑장 대응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박봉균 농림축산검역본부 검역본부장은 20일 “긴급 상황에 대비해 백신 완제품을 만들 수 있는 항원뱅크 구축을 추진하겠다”라며 “이미 H5N1형과 H5N8형의 종독주(Seed bank)는 확보했고, H5N6형도 이를 확보하기 위한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항원뱅크는 백신 바이러스를 대량 생산해서 냉동 보관해 놓는 것으로, 백신 완제품을 만들기 위한 직전 단계에 해당한다. 항원 뱅크가 구축되면 접종 결정 후 2주 내로 완제품 제조가 가능하다. 비용은 마리당 60원 정도로 추산된다.
하지만 항원뱅크 구축에 최소 3개월 이상이 걸려 이번 겨울에는 백신을 사용할 수 없다. 게다가 백신 접종 여부도 아직 정하지 못한 상태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백신 접종에 대해 내부적으로 논의는 했지만, 현재 시점에서는 언제 어떻게 시행하겠다는 게 전혀 결정된 것이 없다”라고 말했다.
세종=김진주 기자 pearlkim72@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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