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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마의 산타… 베를린 크리스마스 마켓 덮친 ‘트럭 테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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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마의 산타… 베를린 크리스마스 마켓 덮친 ‘트럭 테러’

입력
2016.12.20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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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근 실은 19톤 트럭 시장 돌진

쇼핑객 12명 사망, 48명 부상

중상자 많아 사망자 더 늘어날 듯

경찰, 도주 용의자 인근에서 체포

7월 IS 프랑스 니스 테러 닮은 꼴

美 트럼프 “이슬람의 학살” 규정

독일 경찰들이 19일 베를린 브라이트샤이트 광장 크리스마스마켓에서 시장으로 돌진한 트럭을 조사하고 있다. 베를린=AP 연합뉴스.
독일 경찰들이 19일 베를린 브라이트샤이트 광장 크리스마스마켓에서 시장으로 돌진한 트럭을 조사하고 있다. 베를린=AP 연합뉴스.

독일 베를린에서 대형 트럭 한 대가 성탄절을 앞둔 19일(현지시간) 크리스마스 쇼핑을 위해 사람들이 몰린 시장을 덮쳐 최소 12명이 사망하고 48명이 다쳤다. 수사 당국은 ‘프랑스 니스 트럭 테러’를 모방한 소프트 타깃 테러일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외신들에 따르면 이날 오후 8시 14분 철근을 실은 19톤짜리 스카니아 대형트럭 한 대가 베를린 도심 서부 쇼핑중심가인 브라이트샤이트 광장 크리스마스마켓으로 돌진했다. 트럭은 시속 65㎞ 정도의 속도로 보도블록을 넘어 60m가량 시장 안으로 질주했다. 이 과정에서 12명이 숨지고 48명이 다쳤지만, 부상자 중 상당수가 중상이어서 사망자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호주 관광객 트리샤 오닐은 “사람들이 트럭에 치여 으스러졌다”면서 “순식간에 피와 살점이 곳곳에 널려 있었다”라며 끔찍했던 상황을 전했다.

트럭을 운전한 것으로 추정되는 용의자는 현장에서 달아났다가 2㎞가량 떨어진 전승기념탑 근처에서 경찰에 붙잡혔다. 체포된 용의자 외에 또 다른 남성이 트럭 조수석에서 총상을 입어 숨진 채 발견됐다. 이 남성은 폴란드 국적으로 밝혀졌으나 그가 언제 사망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이에 용의자가 폴란드 트럭 운전사를 살해하고 트럭을 빼앗은 뒤 범행을 저질렀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니스 트럭 테러와 닮은 꼴

이번 테러는 지난 7월 14일 밤 프랑스 유명 관광지 니스에서 군중을 향해 트럭을 몰아 86명을 숨지게 한 ‘니스 트럭 테러’를 연상시킨다. 당시 튀니지계 프랑스인 모하메드 라후에유 부렐(31)은 프랑스혁명기념일 불꽃놀이 축제를 보기 위해 해변 도로에 몰려있던 무방비 상태의 군중을 향해 트럭을 몰고 돌진했다. 테러 직후 수니파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는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했다.

사건 현장 역시 베를린시 서부의 중심 쇼핑가 쿠담 거리에 자리 잡고 있어 시내 10개 크리스마스마켓 중에서도 쇼핑객이 많은 대형 시장이다. 이날은 특히 성탄절을 엿새 앞두고 크리스마스트리 등 성탄 용품들을 사기 위해 사람들이 많이 몰린 상태였다. 인근 카이저 빌헬름 메모리얼 교회 역시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관광 명소다. “트럭이 속도를 멈추지 않고 달려들었다”는 목격자들의 일관된 진술도 테러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과거 테러 사건과 유사성이 제기됨에 따라 유럽의 허술한 테러 방지 체계에 대한 지적도 일고 있다. 앤서니 글리스 영국 버킹엄대 교수는 미국 정부가 자국민에게 유럽에서의 테러 위험성을 알린 바 있다며 강경 대응을 하지 않은 독일 당국의 안전불감증을 비판했다. 미국 국무부는 실제 지난달 말 IS와 알카에다, 추종세력 등이 “유럽에서 휴일 축제와 옥외 시장을 노린 테러리스트 공격을 감행할 것이란 믿을 만한 정보가 있다”며 경고를 보냈다.

세계 각국 애도 메시지

트럭 돌진 사건 직후 세계 각국은 테러 경계수위를 상향 조정하는 한편, 희생자들을 애도하고 테러리즘을 규탄했다.

네드 프라이스 미국 국가안보회의 대변인은 이번 사건은 “명백한 테러 공격”이라며 “미국은 우리 삶과 사회를 위협하는 모든 세력과의 싸움에서 베를린과 함께 하겠다”고 밝혔다. 프랑스와 이탈리아, 일본, 영국도 조의와 함께 연대의 뜻을 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이번 사건을 ‘이슬람 테러리스트의 학살’로 규정했다. 그는 성명에서 “IS 등 이슬람 테러리스트들은 지하드(비이슬람교도를 상대로 한 전쟁)라는 명목으로 기독교도를 학살한다”면서 “그들의 네트워크를 반드시 뿌리 뽑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주형기자 cubi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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