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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규수의 현대문화평설] 혼란의 시대를 살아가는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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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규수의 현대문화평설] 혼란의 시대를 살아가는 방법

입력
2016.12.20 0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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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규수(법학박사, 해피런(주)대표)
노규수(법학박사, 해피런(주)대표)

벌써 2016년 병신년(丙申年)의 끝자락이다. 대통령 탄핵사태와 정치적 공방이 연말연시 분위기까지 침울하게 만든다. 이럴 때일수록 천.지.인의 삼재(三災)에 주의할 때다.

그래서일까. 흥겨운 음악의 크리스마스 캐럴이 울려 퍼져도 별다른 감흥이 없다. 국가 원수를 둘러싼 공방이어서인지 누구의 잘잘못을 떠나 나라의 근간이 흔들리는 재난이 되고 말았다.

이 어지러운 난세(亂世)의 분위기는 아마도 헌법재판소(헌재)의 최종 심판이 있기 전까지 계속 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정파들의 싸움은 헌재 심판 이후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헌재가 대통령 탄핵이 합헌이라는 결정을 내리든 아니든 내년에는 대통령 선거가 치러지기 때문이다. “내가 나라를 바로 세우겠다”는 자칭 구국의 영웅호걸들이 여기저기서 기염을 토할 것이고, 추종세력들이 합세하면서 천하는 가히 난장판이 될 것이 뻔하다.

대통령 선거를 난장판이라 하면 좀 심한 표현이 아니냐고 반문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정답이다. ‘난장판’이라 하는 난장(亂場)은 국가의 인재를 뽑는 과거(科擧) 시험장을 지칭한 말이었던 것이다.

옛날 조선시대 과거장에는 입신양명을 위해 전국각지 조선팔도에서 몰려든 수많은 선비들이 질서 없이 들끓고 떠들어대서 정신이 없었다고 한다.

요즘의 대학입시나 공무원 시험장 분위기보다 더 심했나 보다. 그런 과거(科擧) 마당의 어지러움을 일컬어 선조들은 난장(亂場)이라 했으니, 대통령선거나 국회의원 선거 모두 난장판은 난장판인 셈이다.

우리 문화에서는 난장판일수록 삼재(三災)를 조심하라고 했다. 특히 세모에 한 해를 되돌아보고 차분히 새해를 맞으려는 사람들일수록 집안에 들어오는 삼재를 예방하고, 적절히 대응하려는 조치를 취했다.

좁게 본 삼재는 물과 불, 바람에 의한 재난이다. 물은 수재(水災)로 홍수는 물론 몸 안의 물, 즉 피를 잘 다스리지 못해 일어나는 병(病)이다. 불은 화재(火災)로 일어나는 재난과 화를 참지 못해 일어나는 화(禍)다.

또한 바람은 풍재(風災)로 태풍은 물론 봄바람, 치맛바람, 투기바람, 애정바람과 같이 마음을 잘못 쓰거나 말을 잘못해 일어나는 곤(困)을 말한다.

크게 본 삼재는 천지인(天地人)에 의한 재난, 즉 천재(天災) 지재(地災) 인재(人災)였다.

천재는 하늘이 내리는 재앙으로 수재 화재 풍재가 모두 해당된다. 지재는 지진과 화재, 폭발사고, 가옥과 다리의 붕괴는 물론 호랑이 등 들짐승에 의한 재난까지 포함된다. 인재(人災)는 사람으로 인한 재앙으로 악인상종(惡人相從)으로 일어나는 도적 사기 송사 납치 감금 등의 사건사고를 말한다.

따라서 난장판일수록 정신을 잘 차려야 한다. 과거장의 어수선한 분위기에 잘못 휩쓸리면, 아는 문제마저도 헷갈려 혼돈을 일으키고 제대로 답을 적을 수가 없는 지경에 이르기 십상인 것이다.

그래서 호랑이에 물려가도 정신만 잘 차리면 산다고 했다. 특히 내년 경제전망이 그리 밝지 않은 모양이다. OECD에 이어 IMF도 지난 12월1일 뉴욕 맨해튼 코리아소사이어티에서 열린 세미나에서 한국경제에 경고를 보낸 상황이다.

따라서 내년 대통령 선거바람으로 나라가 더 난장판이 돼서는 안 될 일이다. ‘4류’라고 조롱받은 정치가 바로 서야 한다. 그러니 천재 지재보다는 인재가 먼저 치유돼야 한다. 민생 우선의 정치문화가 내년에는 반드시 자리 잡기를 기대해본다.

필자 노규수 : 1963년 서울 출생. 법학박사. 2001년 (사)불법다단계추방운동본부 설립 사무총장. 2002년 시민단체 서민고통신문고 대표. 2012년 소셜네트워킹 BM발명특허. 2012년 대한민국 신지식인 대상. 2012년 홍익인간 해피런㈜ 대표이사. 2013년 포춘코리아 선정 ‘2013 한국경제를 움직이는 인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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