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 기획자 있다는 의혹에
외압 없었다며 필요성 일축
지난 17일 SBS 시사프로그램인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 재조명된 박근혜 대통령 5촌 살인사건 의혹과 관련해 경찰이 “의혹만으로 재수사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사건 발생 직후인 2012년 대선 당시 제기됐던 의혹이 최근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와 맞물려 다시 주목 받고 있지만 제기된 의혹만으로 수사에 다시 착수하기에는 무리라는 것이다.
이철성(사진) 경찰청장은 19일 기자간담회에서 박 대통령 5촌 간 살인사건과 관련, “아무 외압이 없었다”며 일각에서 제기되는 재수사 요구를 일축했다. 이 청장은 “경찰 수사 때 피의자 옷 등에서 피해자 혈흔과 DNA(유전자정보)가 나왔고 유서도 발견됐다”며 “피의자가 평소 주변인에게 ‘피해자를 만나면 죽여버리겠다’는 말을 많이 한 사실도 참고인 조사에서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해당 사건은 지난 2011년 박 대통령 5촌인 박용수씨가 평소 감정이 좋지 않았던 박용철씨를 북한산 주차장에서 흉기로 살해한 뒤, 산 중턱에서 스스로 목을 매 숨진 사건이다. 당시 경찰은 같은 내용으로 사건을 종결했지만 해당 프로그램에서 ‘두 사람을 함께 제거하려는 기획자가 있지 않았겠느냐’는 의혹을 제기하며 용철씨가 생전 관여한 육영재단 내 암투를 거론했다. 그러면서 ‘나를 화장해달라’고 한 용수씨 유서가 친인척을 살해한 직후 쓴 것이라고 보기 힘든 점, 자살하려는 용수씨 몸에서 수면유도제 졸피뎀이 검출된 점, 사건 직전 두 사람 술자리에 동석했던 것으로 알려진 주변인 2명이 행방불명되거나 급사한 점 등에 대해 의혹을 제기했다. 육영재단 사태 당시 박 대통령의 동생 지만씨가 근령씨 남편 신동욱 공화당 총재를 제거할 계획을 세웠다는 증언도 방송됐다.
두 사람의 사인이 석연치 않다는 방송의 의혹 제기, 그 배후에 사실상 박 대통령이 있는 것 아니냐는 세간의 의혹에 대해 이 청장은 “당시 (박 대통령이) 외압을 할 만한 위치에 있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김성환 기자 bluebird@hankookilbo.com 김표향 기자 suza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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