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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션 보드카’ 마신 러시아 주민, 20여명 집당 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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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션 보드카’ 마신 러시아 주민, 20여명 집당 사망

입력
2016.12.20 0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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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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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시베리아 도시 이르쿠츠크에서 메틸 알코올이 포함된 로션으로 보드카를 만들어 마신 현지 주민 20여 명이 집단으로 사망했다.

타스 통신 등에 따르면 이르쿠츠크 검찰은 19일(현지시간) “현재까지 가짜 술을 마시고 숨진 주민이 26명으로 파악됐다”며 “사고 구역 아파트들을 실사하고 있어 피해자는 더 늘어날 수 있다”고 전했다.

현지 수사ㆍ보건 당국에 따르면 이르쿠츠크 노보레니노 구역 주민들이 지난 17일부터 이틀 동안 단체로 중독 증세를 보여 사망했다. 일부 환자들은 응급차로 병원에 실려 오는 과정에서 숨지거나 병원 도착 후 곧바로 사망했으며, 또 다른 주민들은 자신의 아파트에서 숨진 채 발견되기도 했다. 피해자들은 35~35세 사이의 저소득층 남녀 주민들로 알려졌다.

당국의 확인 결과 이들은 현지 상점들에서 피부 보습용이나 사우나용으로 판매되는 로션 제품을 마신 것으로 파악됐다. 이 제품에는 메틸 알코올과 냉동 방지제 등이 함유된 것으로 성분 분석 결과 확인됐다.

현지 주민들은 그동안 비싼 보드카 대신 값이 싼 알코올 함유 화장품이나 향수 제품 등을 물에 타 보드카 대용으로 마셔온 것으로 알려졌다.

수사당국은 관련 제품을 판매한 판매상 2명을 체포해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러시아에선 보드카를 살 형편이 못 되는 빈곤 계층 주민들이 값싼 공업용 알코올이나 가짜 보드카 등을 마시고 실명하거나 사망하는 사건들이 종종 발생해 왔으나, 이번처럼 한 구역 주민이 한꺼번에 중독돼 대규모로 사망한 사건은 이례적이라 충격을 주고 있다.

정민승 기자 ms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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