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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 프리즘] 겨울철, 염증성 장질환자가 주의해야 할 감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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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 프리즘] 겨울철, 염증성 장질환자가 주의해야 할 감염

입력
2016.12.19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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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재희 세브란스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천재희 세브란스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천재희 세브란스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5년 전 크론병으로 진단 받고 면역조절 치료 중인 김모(32ㆍ여)씨에게 겨울만 되면 유행하는 독감에 걱정된다. 질병으로 인해 면역력이 떨어져 감기나 독감에 걸릴 가능성이 높은데다 한 번 감염되면 크론병 치료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크론병은 염증성 장질환의 하나로, 궤양성 대장염, 베체트 장염질환도 여기에 속한다. 염증성 장질환은 장(腸)을 중심으로 몸 속 소화기관에 만성적인 염증과 궤양이 생기고, 증상 호전과 악화가 반복된다. 서구에서 비교적 흔한 병이었지만, 최근 우리나라와 일본, 대만 등 동아시아에서도 발병률이 늘고 있다. 서구화된 식습관과 생활습관 변화가 그 배경으로 추정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2016년 3월)에 따르면, 2011년 1만4,000명이었던 국내 크론병 환자가 2015년 1만8,000명으로 5년 전보다 4,000명 정도 늘었다. 연평균 증가율은 7.1%이었고, 그 중 2015년을 기준으로 크론병 진료인원 절반(50.7%)이 20~30대다. 한창 사회활동이 활발한 젊은 환자에게 큰 불편을 주고 있다.

아직 뚜렷한 발병 원인이 밝혀지지 않았지만 유전 요인, 환경 요인(흡연, 음주, 식습관), 면역 요인(장내 항원 등)이 종합적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보인다. 치료는 질병 양상에 따라 항염증제, 스테로이드 제제, 면역조절제, 생물학적 제제 등을 쓰고 있다. 이 가운데 면역 조절치료제로 인해 염증성 장질환자는 불가피하게 감염에 취약해진다.

염증성 장질환자는 외부 침입에 맞서는 몸 속 면역체계가 이상을 일으켜 장내 정상조직을 공격, 염증과 궤양이 생기기 때문에 면역을 억제하며 증상을 조절하는 치료를 병행한다. 이로 인해 같은 감염 조건이라도 다른 사람보다 외부 감염에 약하고, 감염이 됐다면 심각한 감염증을 일으키는 ‘기회 감염’ 위험이 높다. 이와 비슷한 면역조절제를 쓰는 류마티스관절염이나 홍반성낭창(루푸스) 질환자, 면역력이 약한 고령자나 만성질환자, 영양불균형자도 마찬가지다.

따라서 염증성 장질환 환자라면 예방접종을 통해 겨울철 감염성 질환을 막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나 일부 환자는 백신접종을 무조건 피해야 한다는 잘못된 정보를 듣고 회피하는 경향이 있다.

백신은 살아있는 균의 독성을 약하게 한 후 몸 속에 넣어 항체를 생성하는 ‘생백신’과 죽은 균 일부를 항원으로 만들어 항체를 만드는 사백신’있다. 일부 생백신은 접종 후 균이 면역이 약한 염증성 장질환자에게서 살아나 간혹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 그러므로 수두나 MMR(홍역, 풍진, 볼거리) 예방접종은 면역조절제를 투여하는 사람은 피해야 한다. 생물학적 제제를 맞는 사람도 대상포진 예방접종은 하지 말아야 한다.

그러나 사백신을 이용하면 독감이나 폐렴사슬알균 예방접종을 할 수 있으므로 주치의와 상의해 기회 감염 위험을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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