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살처분 2000만마리 넘었는데... AI 백신 사용에 뒷짐만 진 정부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살처분 2000만마리 넘었는데... AI 백신 사용에 뒷짐만 진 정부

입력
2016.12.19 20:00
0 0

학계 일각 “예방 차원서 긍정적”

정부는 “효과 크지 않을 것” 고수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전국으로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19일 경북 경주의 한 농원 입구에서 출입차량에 대한 방역작업이 실시되고 있다. 뉴스1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전국으로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19일 경북 경주의 한 농원 입구에서 출입차량에 대한 방역작업이 실시되고 있다. 뉴스1

‘AI 백신을 안 만드나, 못 만드나.’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확산세가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자 백신 개발 및 접종 요구가 다시 일고 있다. 벌써 2,000만마리가 넘는 가금류가 죽어 나가고 있는 상황에서 할 수 있는 모든 조치를 다 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하지만 국내에는 이번에 새로 발생한 H5N6형은 물론 기존에 창궐했던 H5N8형 백신조차 개발되지 않았다. 정부는 “AI는 인수공통전염병인 데다 변이속도가 빨라백신효과가크지않을것”이란신중한입장을고수하고있다

19일 수의학계 등에 따르면 학계 일각에선 구제역처럼 AI도 백신을 사용해야 한다는 주장이 점점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백신을 사용할 경우 바이러스 전파속도가 확연히 더뎌질 뿐만 아니라 예방 차원에서도 긍정적이라는 것이다. 특히 이들은 감염지역을 중심으로 일정 구역에 부분적인 백신을 투여하는 ‘링백신’ 정책을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 경우 살처분 보상금 대비 비용절감 효과도 크다. 송창선 건국대 교수는 “올 들어 살처분 보상금으로 이미 600억원 이상을 썼지만, 링백신을 할 경우, 백신 값이 마리당 50원 정도라 1억마리에 접종해도 50억원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부는 백신 개발에 그리 적극적이지 않다. 기존에 발생한 H5N1형이나 H5N8형의 경우 백신 시드를 확보한 수준이고, 이번에 발생한 H5N6는 아직 시드조차 확보하지 못한 상태다. 시드 확보를 통해 긴급백신을 만들려고 해도 최소 석 달은 걸린다.

정부가 내세우는 가장 큰 이유는 AI가 구제역과는 달리 인수공통전염병이라는 점이다. 가금류에 백신을 접종할 경우, 가금류 체내 바이러스가 사라지는 게 아니라 줄어드는 것이기 때문에 이를 먹은 사람 또한 AI 바이러스에 감염될 위험이 있다는 것이다. 정부가 해외에서 AI 백신을 수입해 접종하는 것에도 상당히 부정적인 이유다. 모인필 충남대 교수는 “백신을 도입하려면 방역시스템이 지금보다 훨씬 정밀해져야 하는데, 지금 수준의 방역으로는 도리어 부작용만 더 키울 수 있다”라고 말했다. 백신을 접종한 가금류의 체내에 바이러스 유무를 제대로 점검할 수 있는 방역체계를 갖춰야 한다는 것이다.

AI 바이러스의 변이속도가 빠르다는 점도 백신 개발에 한계로 지목된다. 구제역은 바이러스 종류가 7개에 불과하지만, AI는 이론적으로 144개의 바이러스가 있는 데다가 매년 1%씩 유전자 변이가 일어나 유형별 백신을 일일이 개발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이준원 농식품부 차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현실적으로 어떤 바이러스 유형이 발생할지 예측해 미리 만들어놓는 것이 불가능한 데다 찬반양론도 팽팽해 더욱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세종=김진주 기자 pearlkim72@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