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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태환 “좋은 실력이 진실이라는 점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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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태환 “좋은 실력이 진실이라는 점 보여줬다”

입력
2016.12.19 1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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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쇼트코스 세계선수권에서 3관왕을 차지한 박태환이 19일 귀국해 인터뷰를 하고 있다. 인천국제공항=윤태석 기자 sportic@hankookilbo.com
캐나다 쇼트코스 세계선수권에서 3관왕을 차지한 박태환이 19일 귀국해 인터뷰를 하고 있다. 인천국제공항=윤태석 기자 sportic@hankookilbo.com

박태환(27ㆍ인천시청)이 ‘금의환향’했다.

지난 12일(한국시간) 캐나다에서 막을 내린 국제수영연맹(FINA) 쇼트코스(25m)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남자 자유형 200mㆍ400mㆍ1,500m를 제패해 3관왕을 차지한 그는 밝은 표정으로 19일 귀국했다. 11월 일본 도쿄에서 열린 아시아수영선수권대회 4관왕까지 모두 7개의 금메달을 쓸어 담고 왔다. 박태환은 “리우올림픽이 끝나고는 아쉬운 성적이라 귀국할 때 마음이 안 좋았다. 연말에 대회를 잘 마무리해서 기분 좋다. 행복하다”고 소감을 전했다.

그는 지난 8월 리우올림픽에서 주 종목인 자유형 400m와 200m는 물론 100m에서도 예선 탈락했다. ‘박태환은 끝난 것 아니냐’는 주변의 빈축과 우려를 딛고 10월 전국체육대회 자유형 400m에서 3분43초68의 좋은 기록을 올렸다. 한 달 뒤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도 자유형 100mㆍ200mㆍ400mㆍ1,500m에서 4관왕을 달성했다. 부활의 비결은 ‘자신감’이었다.

박태환은 “올림픽을 앞두고도 훈련은 똑같이 열심히 했다. 하지만 그 때는 부담이 컸다. 레이스에 집중하면서도 몸과 마음이 무거웠다”며 “올림픽이 끝나고 마음을 편히 가지려 했다. 이번 세계선수권 때도 자신감을 갖고 임하려 했고 좋은 성적으로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호주에서 전지훈련을 하는 그의 환경은 전성기 시절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열악하다. 과거에는 대규모 전담 팀과 함께 움직였지만 지금은 스폰서가 없어 모든 훈련비용을 스스로 충당한다. 호주에서도 트레이너 1명만 대동한 채 팀 레인 코치의 지도를 받았다. 이동할 때는 직접 운전도 한다. 박태환은 “운전이 그렇게 어려운 일은 아니다”고 웃으며 “하나부터 열까지 혼자 하는 게 힘들다는 걸 느낀다. 예전에 많은 분들의 도움이 새삼 감사하게 느껴진다. 가족들 덕분에 잘 이겨내고 있다”고 전했다.

올해는 ‘롤러코스터’같았다. 그는 “수영을 하느라 놀이공원에 가본 적이 없어 롤러코스터를 타보지 못했지만 내 수영 인생 동안 정상에서 바닥으로 내려온 게 한두 번은 아니었다”고 돌아봤다. 특히 금지약물 복용으로 징계를 받은 것이 치명타였다. 그 사건에 대해 그는 “안 좋은 일”이라는 표현을 여러 번 썼다. ‘약물’이라는 단어 자체를 입에 올리지 않았다. 그 동안의 빛나는 성과가 폄하된 것을 이번에 어느 정도 씻어낸 것에 큰 의미를 부여했다. 박태환은 “이번에도 성적이 안 좋았으면 정말 슬펐을 거다. 좋은 실력이 진실이었다는 것을 보여준 것에 감사하다”고 말했다.

향후 계획에 대해 그는 “당장 수영을 그만두지는 않을 것이다. 쉬면서 생각할 것이다”고 말을 아끼면서도 “앞으로 세계대회(내년 7월 헝가리)나 아시안게임(2018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이 있다. 힘든 경험을 통해 배운 것들이 큰 도움이 될 것 같다”며 세계선수권과 아시안게임에서 제대로 명예회복을 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최근 김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이 박태환에게 리우올림픽 출전을 포기하라고 종용했다는 사실이 밝혀져 큰 논란이 일었다. 박태환 소속사 측은 사전에 정치적인 질문은 받지 않겠다고 요청했다. 박태한은 “요즘 우리나라가 많이 힘들지 않나. 기분 좋은 소식들로 팬들에게 보답하겠다”고 힘줘 말했다.

인천=윤태석 기자 sportic@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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