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연패에 빠지며 최하위로 처진 안산 OK저축은행에게 탈출구는 있을까.
2년 연속 프로배구 챔피언에 오른 OK저축은행의 김세진 감독은 지난 18일 안산 상록수체육관에서 열린 서울 우리카드와의 NH농협 2016~17 프로배구 V리그를 앞두고 “앞으로 4경기가 고비”라며 사실상 시즌 ‘마지막 승부’를 선언했다. 김 감독은 내년 1월3일 장충체육관에서 다시 만날 우리카드전까지 4경기에서 반격의 물꼬를 트지 못하면 이번 시즌 순위싸움은 어려울 것이라는 생각을 전했다.
OK저축은행은 최근 두 시즌 연속 프로배구 정상에 오르며 신흥 강호로 우뚝 섰지만, 올 시즌은 유독 추락을 면치 못하고 있다. 외국인선수 트라이아웃 제도가 도입되면서 2연패 주역인 외국인선수 로버트랜디 시몬이 팀을 떠났고, 그 공백을 메울 외국인선수 영입 과정 역시 순탄치 않았던 것이 치명타가 됐다.
OK저축은행이 처음 지목한 쿠바의 세페다가 성 추문에 연루되면서 영입을 포기했고, 급하게 영입한 마르코 보이치는 기대 이하의 모습을 보이다 부상으로 중도 하차했다.
뿐만 아니라 ‘주포’ 송명근 등 국내 핵심선수들이 비시즌 기간 수술대에 오르면서 개막 이후에도 줄줄이 전열에서 이탈해 OK저축은행은 시즌 내내 부침을 겪을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김 감독이 연말 ‘배수의 진’을 친 것은 전력 재정비가 상당 부분 됐다는 판단 때문이다. 송명근을 비롯한 부상 선수들이 코트로 모두 돌아온 데다 새 외국인 선수 모하메드 알 하치대디(모로코)가 코트 중심에 섰다. 김 감독은 이번 시즌 꾸릴 수 있는 최상의 전력을 들고 나왔다.
올 시즌 봄 배구를 위해서는 OK저축은행이 최소 4위(3위와 승점3 이내)에 올라야 한다. 산술적으로는 가능하지만 이 간극을 극복하기가 결코 만만치 않다. OK저축은행은 4위 서울 우리카드에 승점 17이나 뒤져 있다.
이러한 의지에도 불구하고 OK저축은행은 우리카드에 0-3(18-25 18-25 23-25)으로 완패했다. 김세진 감독은 “경기가 참 잘 안 풀린다”며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이어 그는 “결국은 이기는 것 밖에 없다. 어떻게든 경기에 포커스를 맞춰서 이기고, 분위기를 끌어 올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OK저축은행은 20일 구미 박정희체육관에서 KB손해보험과 격돌한다. OK저축은행이 봄 배구를 위해서 반드시 넘어야 하는 고비이기도 하다.
김기중 기자 k2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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