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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ㆍ채용ㆍ물류 등 산업 현장 난제 수학으로 해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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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ㆍ채용ㆍ물류 등 산업 현장 난제 수학으로 해결”

입력
2016.12.19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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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무 중에 오는 보험 안내 전화는 짜증난다. 그러나 어떤 보험을 들지 고민하던 중 전화가 오면 반갑다. 스팸과 정보는 한끝 차이다. 스팸을 정보로 바꾸는 역할을 수학이 할 수 있다.”

연구실에만 갇혀 있던 수학을 산업현장으로 내보내기 위한 ‘산업수학 점화 프로그램’이 18개월의 실험을 이달 말 끝낸다. 국내에서 처음 시도된 이 프로그램을 이끈 박형주(52) 국가수리과학연구소장은 19일 “산업 현장의 난제를 해결하는 데에 수학은 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산업수학 확산에 앞장서고 있는 박형주 국가수리과학연구소장은 “산업 현장에서 기술이나 경험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이 바로 수학”이라고 강조했다. 수리연 제공
산업수학 확산에 앞장서고 있는 박형주 국가수리과학연구소장은 “산업 현장에서 기술이나 경험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이 바로 수학”이라고 강조했다. 수리연 제공

박 소장이 소개한 보험 고객 분석 프로그램은 성균관대 수학자들과 삼성SDS의 합작품이다. 보험사가 보유한 잠재 고객 데이터베이스에서 어떤 고객이 어떤 상품을 필요로 할지 수학적으로 분석했다. 박 소장은 “무작위가 아니라 상품이 꼭 필요할 것으로 예상되는 고객을 선별해 안내하는 만큼 보험 가입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업들이 당면한 문제를 수학을 활용해 풀어내는 분야가 산업수학이다. 미래창조과학부와 수리연은 지난해 7월부터 수학자와 기업을 연결, 산업수학팀 21개를 구성해 총 27억원을 지원했다. 그 결과 보험사뿐 아니라 채용정보기업, 공구업체, 금융회사, 제약사 등 다양한 기업들이 수학으로 난제 해결의 실마리를 찾았다.

채용정보기업의 가장 큰 고민은 구직자가 원하는 직장과 기업이 바라는 인재상이 잘 맞아떨어지지 않는다는 데에 있다. 이번 실험에서 수학자들은 구직자와 기업이 모두 만족한 사례들을 빅데이터로 모아 어떤 사람이 어떤 자리에서 능력을 발휘하는지를 알려주는 시스템을 만들어 채용정보기업에 제공했다. 또 공구업체가 고객이 필요한 부품을 효율적으로 배송하려면 어느 지역에서 어느 택배사를 이용해야 하는지를 파악해주는 프로그램, 약물 복용 후 몸에서 일어나는 변화를 예측하는 프로그램도 개발했다. 인공지능 투자상담 시스템인 로보어드바이저 개발에도 수학자들이 아이디어를 냈다.

그러나 국내 수학박사 중 산업계에 진출한 사람은 아직 1.8%에 불과하다. 미국의 10분의 1에도 못 미친다. 박 소장은 이번에 불을 지핀 산업수학 실험을 널리 확산시킬 계획이다. 그는 “기업과 수학자가 함께 문제를 해결하고 인재를 양성하는 공간인 산업수학센터를 내년 상반기부터 주요 대학에 설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임소형 기자 precar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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