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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관세 장벽ㆍ사드 논란에 한ㆍ중 FTA ‘초라한 성적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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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관세 장벽ㆍ사드 논란에 한ㆍ중 FTA ‘초라한 성적표’

입력
2016.12.19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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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ㆍ베트남ㆍ뉴질랜드 FTA 1주년

對中 수출 오히려 10.9% 줄어

반덤핑 조사ㆍ혐한령 등 가시밭

對 베트남ㆍ뉴질랜드 수출은

각 15.2%, 6.4% 증가 호성적

우리나라가 중국과 체결한 자유무역협정(FTA)이 20일로 발효 1년을 맞지만 비관세 장벽과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ㆍ사드) 논란에 대(對) 중국 수출은 오히려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같은 날 함께 발효된 한국과 베트남, 한국과 뉴질랜드 FTA가 지난 1년 간 양국 교역량을 크게 늘린 것과 대조된다.

19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1~11월 대중 수출은 1,124억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0.9% 감소했다. 전문가들은 한중 FTA의 시장 개방 수준이 다른 FTA에 비해 너무 낮아 양국 간 교역량을 늘리는 데 큰 도움이 안 됐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시장 개방 폭을 의미하는 한중 FTA의 자유화율은 품목 수 기준으로 90.7%에 불과, 한미 FTA 등 다른 FTA의 자유화 수준(98~100%)에 비해 크게 떨어진다.

반면 베트남 및 뉴질랜드와 체결한 FTA는 큰 효과가 있었다. 1~11월 우리나라의 대 베트남 수출은 전년동기대비 15.2%나 증가했다. 이는 베트남쪽 통계에서도 확인된다. 1~10월 베트남의 한국 제품 수입액은 전년 동기 대비 11.8% 늘었다. 같은 기간 베트남의 전체 수입액이 2.2% 증가하는 데 그친 점을 감안하면 양국 FTA 효과가 적잖은 역할을 한 셈이다. 뉴질랜드도 올해 3분기까지 전체 수입액은 3% 감소했지만 한국제품 수입액은 오히려 17.6%나 늘었다. 1~11월 우리나라의 대 뉴질랜드 수출도 6.4% 증가했다.

중국과의 FTA가 제 역할을 못한 것은 비관세 장벽과 사드 악영향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중국은 지난 9월 한국산 설탕에 대한 세이프가드(긴급 수입 제한) 조사에 들어간 데 이어 10월에는 우리나라 제품이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하는 화학제품 폴리아세탈(POM)에 대한 반덤핑 조사에도 착수했다. 중국은 올 9월까지 한국산 식품과 화장품에 대해 모두 148건의 통관 불합격 조치를 내렸다. 국가별로 보면 대만(583건)에 이어 2위였다. 특히 우리 정부가 사드 배치를 결정한 후에는 한국 연예인의 중국 활동을 규제하는 한한령(限韓令)까지 내려, FTA 체결 효과를 무색하게 했다.

대중 수출이 줄었지만 1~9월 한국에 대한 중국인직접투자가 16억 6,0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8.5% 증가한 것은 그나마 고무적인 대목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과거 부동산, 금융 등에 치우쳤던 중국의 대 한국 투자가 FTA 체결 후 콘텐츠, 엔터테인먼트 등 신산업 분야로 확대되고 있다”며 “이탈리아 화장품 업체 인터코스처럼 한중 FTA를 활용해 한국에 투자하려는 글로벌 기업도 늘고 있다”고 말했다.

최병일 이화여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한중 FTA 효과를 극대화하려면 장기적으로 비관세 장벽을 제거하기 위한 노력을 꾸준히 펼쳐야 한다”고 말했다.

민재용 기자 insigh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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