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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이 ‘키친 캐비닛’? 美 정가 용어 ‘견강부회’

입력
2016.12.19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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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인 의견 국정 반영 가능” 주장

대통령과 사적ㆍ정치적 이해 얽힌

최순실에 적용은 어불성설 지적

박근혜정부의 '비선 실세'로 지목된 최순실씨가 검찰 조사를 받기 위해 10월 31일 오후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으로 들어서고 있다. 서재훈 기자 spring@hankookilbo.com
박근혜정부의 '비선 실세'로 지목된 최순실씨가 검찰 조사를 받기 위해 10월 31일 오후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으로 들어서고 있다. 서재훈 기자 spring@hankookilbo.com

화이트하우스 버블(White House Bubble), 키친 캐비닛(Kitchen Cabinet). 18일 공개된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심판 답변서에 등장하는 낯선 용어들이다. 박 대통령이 측근인 최순실씨의 국정농단에 휘둘렸다는 주장을 반박하기 위해 동원된 것인데, 아전인수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많다.

박 대통령 측은 “국정수행 과정에서 지인의 의견을 들어 일부 반영했다고 하더라도 이는 사회통념상 허용될 수 있는 일”이라면서 ‘White House Bubble’이라는 표현을 썼다. 버블(Bubble)은 미국 백악관의 별칭으로, 겉보기에는 투명하지만 바깥과 단절돼 갇혀 있다는 의미다. 역대 미 대통령들도 고립무원의 백악관에서 외부와의 소통 부족을 절감하다가 뒤늦게 자성의 목소리를 내는 경우가 더러 있다.

박 대통령 측은 또 “통상 정치인들은 연설문이 국민의 눈높이에 너무 딱딱하게 들리는지, 현실과 맞지 않는 내용이 있는지에 대해 주변의 자문을 받는 경우가 왕왕 있다”며 이를 ‘키친 캐비닛’이라고 표현했다. 대통령의 식사에 초청받아 담소를 나눌 정도의 격의 없는 지인들을 일컫는 말로, 대통령에게 여론을 전달하는 통로를 뜻한다. 하지만 키친 캐비닛은 대통령과 사적 이해나 정치적 관계로 얽혀 있지 않아야 한다는 점에서 박 대통령을 통해 국정을 좌우한 최씨를 이렇게 일컫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김광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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