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금융권 대출 규모 700조 돌파
고정금리 대출 비중 최저 수준
회사채 시장도 직격탄 우려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과 맞물려 금융권 대출금리가 가파른 상승세를 타고 있다. 하지만 이런 추세에도 불구, 은행권과 비은행권 대출규모가 사상 최대치를 경신하고 금리상승에 취약한 변동금리 대출 비중도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어 우려를 키우고 있다.
18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12월 코픽스(자금조달비용지수ㆍ신규취급액 기준) 금리는 전월보다 0.1%포인트 상승한 1.51%로 집계돼, 최근 3개월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코픽스가 오르면서 시중은행 변동금리 주택담보대출 금리도 모두 올랐다. KB국민은행이 지난달 2.86~4.17%에서 이달 16일 2.96~4.27%로 올렸고, 같은 기간 신한은행(3.16~4.46%→3.26~4.56%), KEB하나은행(2.96~3.85%→3.06~3.84%), 우리은행(2.91~4.21%→3.31~4.31%)도 모두 0.1%포인트 안팎으로 금리를 인상했다. 4대 은행의 고정금리 주택담보대출 금리도 치솟아 10월 말 평균 3.03~4.31%에서 최근 3.50~4.62%로 최대 0.50%포인트나 상승했다.
이처럼 대출금리가 오르고 있지만 향후 금리가 더 오를 거란 전망에 은행권 가계대출과 2금융권 대출은 급증하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주택담보대출은 비수기인 11월에도 6조1,000억원이 늘어나면서 역대 11월 최고 증가액을 기록했다. 저축은행 등 비은행금융기관의 가계대출도 10월 말 기준 282조3,904억원으로 전월보다 4조6,484억원 늘어나면서 가계와 기업의 2금융권 전체 대출규모(712조9,461억원)는 사상 처음 700조원을 넘어섰다.
특히 그간 저금리 기조를 틈타 변동금리 주택담보대출 비중이 크게 늘어난 점은 향후 금리상승기 충격을 키울 가능성이 높다. 10월 기준 전체 은행권 대출 가운데 고정금리 대출 비중(45.7%)은 지난해 9월 이후 최저 수준이다. 주택담보대출의 고정금리 비중은 34.6%에 불과했다. 은행권의 가계대출 중 고정금리 대출 비중은 당국의 비중확대 정책으로 올 4~8월 50%대를 유지했지만 시중금리 하락세 지속되자 변동금리 수요가 늘어나 9월과 10월엔 각각 48.6%, 45.7%로 다시 50%대를 밑돌았다.
금융권에 따르면 신용등급 ‘A급’ 이하의 비우량기업이 내년 갚아야 할 회사채 규모는 15조6,600억원으로 올해(12조3,100억원)보다 27%나 증가한다. 김상만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기업들은 회사채 만기가 돌아오면 통상 신규 회사채를 발행해 차환하는 방식을 쓰는데 금리가 오르면 자금조달이 어려워질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강지원 기자 styl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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