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청문회서 박헌영 前 K 과장
“고영태가 들고 다니는 것 봤다”
高씨 13일 인터뷰서 “위증할 것”
실제 청문회서 비슷한 질의ㆍ응답
5차 청문회서 高-朴 대질 주목
‘최순실 국정농단 진상규명’ 국정조사특위 4차 청문회(15일)에서 새누리당이 최순실(60ㆍ수감중)씨 측근인 박헌영 전 K스포츠재단 과장과 위증을 모의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의혹에 휩싸인 이만희 새누리당 의원은 18일 “박씨와는 전화 통화하거나 만난 적이 없고, 위증을 지시하거나 교사한 사실은 더더욱 없다”며 부인했다.
2차 청문회 증인인 고영태 전 더블루케이 이사는 17일 공개된 한 언론과 인터뷰에서 “박헌영씨가 새누리당 한 의원과 사전에 입을 맞추고 4차 청문회에서 위증을 할 것”이라며 “(해당 의원이) ‘최씨와 일하며 태블릿 PC를 본 적이 있느냐’고 물으면 박씨가 ‘고씨가 들고 다니는 것을 봤다’고 답할 것”이라고 말했다. 해당 인터뷰는 청문회를 앞둔 13일 이뤄졌고 실제 청문회에서 비슷한 질의응답이 오갔다.
이 의원은 국회 정론관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최씨의 국정농단의 주요 증거물로 인용되고 있는 종편의 태블릿 PC 입수 과정에 많은 의문을 가지고 있어, 이에 관심을 두고 질의했던 것”이라고 해명했다. 다만 그는 “청문회 이틀 전 더블루케이(최순실 개인회사) 직원 출신과 고영태씨의 펜싱 선배라고 하는 제보자 2명이 방송사 기자와 함께 찾아와 만난 적은 있다”고 밝혔다.
22일로 예정된 5차 청문회에서 위증 모의 의혹의 중심에 있는 고씨와 박씨가 대질할 가능성이 커, 이번 논란은 청문회 막판 변수가 될 전망이다.
최씨 측근이던 고씨는 청문회에서 “태블릿 PC를 입수한 언론사 취재진을 만난 적이 없다”고 말해, 위증 논란이 제기된 상태다. 이 의원은 “고씨에 대해 명예훼손 혐의 등으로 고소하겠다”고 말했다.
국조특위 더불어민주당 간사인 박범계 의원은 사회관계망서비스에 “박씨는 지난 7일 새누리당에서 갑자기 요구해 채택된 증인”이라며 “위증 건은 고도로 치밀하게 기획된 것으로 보인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여당 간사였던 이완영 새누리당 의원 측은 “박씨는 여야 간 이견 없이 채택된 증인”이라고 반박했고, 국민의당 간사인 김경진 의원도 “새누리당이 먼저 요청한 증인이었는지는 기억이 안 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종편 채널A는 이 의원에게 접촉한 제보자가 박씨가 아니라 최씨의 최측근인 류모씨라고 주장했다. 더블루케이 직원인 류씨는 대학 후배인 박씨의 K스포츠 입사를 도왔고, 지금도 최씨의 지시에 따라 움직이고 있다는 것이다. 류씨가 이 의원을 만나 최씨에게 유리한 제보를 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추측이다.
정승임 기자 choni@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