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울리 슈틸리케(62ㆍ독일) 축구 국가대표 감독은 올해 좌우 풀백의 빈자리로 골머리를 앓았다. 특히 왼쪽 풀백이 더 심각했다. 기존에 중용됐던 박주호(29ㆍ도르트문트)와 윤석영(26), 김진수(24ㆍ호펜하임) ‘3인방’이 모두 소속 팀에서 벤치로 밀려 경기 감각에 문제가 생겼기 때문이다.
지난 9월부터 시작한 2018 러시아 월드컵 최종예선에서 슈틸리케 감독의 왼쪽 풀백 기용은 갈팡질팡 했다.
9월 중국(3-2)ㆍ시리아(0-0)와 2연전 때는 오재석(26ㆍ감바 오사카)이 처음 대표로 발탁됐다. 그는 좌우 수비를 다 소화할 수 있지만 주 포지션은 오른쪽이다. 슈틸리케 감독은 오재석을 왼쪽에 변칙 배치했고 결과적으로 실패했다. 오재석은 중국전에서 실점의 빌미를 제공했고 시리아를 상대로 위험한 반칙을 저질렀다. 경고에 그쳤지만 퇴장을 받아도 할 말 없는 아찔한 순간이었다. 10월 카타르(3-2)와 홈경기에서는 홍철(26)이 출격했다. 홍철은 공격에서는 좋은 모습을 보였지만 수비에서 합격점을 받지 못했다. 한국의 2실점 모두 홍철 자리에서 비롯됐다. 5일 뒤 이란 원정 때 다시 오재석이 투입됐다. 오재석은 전반에 여러 차례 마크맨을 놓치는 등 허둥지둥했다. 다급해진 슈틸리케 감독은 후반 시작과 함께 홍철을 교체로 넣어 왼쪽에 세우고 오재석을 오른쪽 풀백으로 바꿨다.
11월 우즈베키스탄전(2-1)을 앞두고 박주호와 윤석영이 오랜만에 슈틸리케 감독에게 부름을 받았다. 우즈벡전에 앞서 치러진 캐나다와 평가전에서 둘은 45분씩 번갈아 뛰었다. 우즈벡전에서는 박주호가 선발로 나서 82분을 소화했다.
현대 축구에서 좌우 풀백은 수비뿐 아니라 공격의 시발점 역할까지 하는 중요한 포지션이다. 슈틸리케호가 최근 공수 모두에서 답답한 모습을 노출한 것도 왼쪽 수비 포지션이 흔들렸던 것과 무관치 않다. 하지만 냉정하게 따져봤을 때 슈틸리케 감독이 선택할 만한 선수가 극히 제한돼 있었던 것도 맞다.
올 겨울 이런 고민이 해결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개점 휴업’ 3인방이 모두 새 팀을 물색 중이다.
박주호 에이전시 지쎈 측은 “경기를 뛸 수 있는 팀을 찾아보고 있다”고 밝혔다. 독일 내 이적이나 유럽 다른 리그는 물론 중국이나 중동까지 폭넓게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진수는 전북 현대와 이적 협상을 벌이고 있다. 이적료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지난 9월 덴마크 1부 리그 브뢴비와 단기 계약했던 윤석영은 최근 방출돼 현재 자유계약(FA) 신분이다. 윤석영은 일본 J리그 진출을 타진 중인데 이적료가 없어 성사 가능성이 충분한 것으로 전해졌다.
윤태석 기자 sportic@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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