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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금융권 대출 처음으로 700조 넘어서…이자부담 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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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금융권 대출 처음으로 700조 넘어서…이자부담 커진다

입력
2016.12.18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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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가계, 기업 등이 은행이 아닌 2금융권에서 빌린 돈이 사상 처음 700조원을 넘어섰다.

18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10월 말 현재 비은행금융기관의 여신 잔액은 712조9,461억원으로 9월 말보다 14조9,021억원(2.1%)이나 늘었다.

이 통계의 비은행금융기관에는 상호금융사, 새마을금고, 저축은행, 신용협동조합, 자산운용사, 생명보험사 등이 포함되고 대부업체는 들어가지 않는다.

비은행금융기관 여신이 700조원을 넘은 것은 한은이 통계를 내기 시작한 1993년 이후 처음이다. 작년 3월에 600조1,314억원으로 600조원대에 처음 진입한 점을 감안하면 불과 1년7개월 만에 112조8,147억원이 늘었을 정도로 증가세가 가파르다.

올해는 1∼10월에만 벌써 76조1,618억원 급증하면서 연간 최대치 기록을 경신했다. 종전 최대 증가액은 2008년 63조3,583억원이었다. 올해 비은행금융기관 여신이 급증한 것은 저금리 장기화의 영향으로 풀이된다. 기준금리가 연 1.25%까지 내려오면서 시중 유동성이 풍부해졌고 2금융권에서 이자 수익을 위해 대출을 적극적으로 확대했다. 여기에 은행의 대출 심사 강화도 한몫을 했다.

금융당국은 올해 2월 은행권 주택담보대출에서 소득심사를 강화한 여신심사 가이드라인을 지방에 도입한 데 이어 5월에는 수도권으로 확대했다. 그러나 은행 문턱을 넘지 못한 가계나 기업이 2금융권을 찾는 이른바 ‘풍선효과’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은행의 대출수요가 비은행권으로 대거 이동함에 따라 대출 급증세가 잡히지 않는 결과가 빚어졌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지난 15일 금통위원회 직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정부가 수차례 가계부채 대책을 내놨지만, 만족할만한 성과를 거둔 것은 아니다”고 지적했다.

문제는 앞으로 금융불안이 심화하는 상황이 오면 비은행권 대출이 부실화할 개연성이 상대적으로 크다는 점이다. 비은행금융기관은 보통 저소득·저신용층이 많이 이용하고 은행보다 외부 충격에 취약한 것으로 평가된다. 금리도 은행보다 높은 편이기 때문에 가계나 기업의 원리금(원금과 이자) 상환 부담이 크다.

게다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최근 정책금리를 올릴 영향으로 국내 시장금리가 들썩이는 상황이다.

이 총재는 “최근 시장금리 급등은 시차를 두고 대출금리의 상승으로 이어져 변동금리 대출 차주를 중심으로 이자상환 부담이 높아질 것”이라며 “특히 저소득, 저신용, 다중채무자 등 취약차주의 부담이 커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변태섭 기자 liberta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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