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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다리 마비 됐지만 휠체어 타면 훨훨 나는 개

입력
2016.12.16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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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층 높이에서 떨어져 뒷다리가 마비된 천송이는 휠체어를 타고 훨훨 날고 있다. 동물자유연대 제공
3층 높이에서 떨어져 뒷다리가 마비된 천송이는 휠체어를 타고 훨훨 날고 있다. 동물자유연대 제공

지난달 동물자유연대 부산지부의 한 회원은 부산 해운대구 반송동의 주택가에서 아찔한 순간을 목격했습니다. 작은 개 한 마리가 3층 높이의 축대에서 떨어진 겁니다. 회원은 바닥으로 떨어진 개를 곧바로 병원으로 옮겼지만 척추골절로 인해 하반신이 마비됐습니다. 개는 이미 밖에서 떠돌아 다닌 지 오래되어 보였고 뒷다리 마비와 쿠싱증후군으로 인해 입양자가 바로 나타나지 않을 것으로 판단해 동물자유연대 부산지부의 식구가 되었습니다.

개는 구조 이후 부산에서 잘 지내고 있었지만 사람이 하루에 4,5번씩 직접 개의 대소변을 유도해줘야 했기 때문에 옆에서 돌봐줄 활동가들이 있는 경기 남양주 반려동물복지센터로 이사를 하게 되었어요. 활동가들은 너무 예쁜 개를 보고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의 여주인공 이름이기도 했던 ‘천송이’(4세 추정·암컷)라는 이름을 지어주었습니다.

천송이가 휠체어를 타고 난 다음 피곤한 나머지 하품을 하고 있다. 동물자유연대 제공
천송이가 휠체어를 타고 난 다음 피곤한 나머지 하품을 하고 있다. 동물자유연대 제공

활동가들은 천송이의 재활을 위해 휠체어에 태워보았는데요, 처음 타보는 개가 맞는지 천송이는 휠체어를 타자마자 사무실 구석구석을 누비며 훨훨 날아다니고 있다고 해요.

움직임이 자유롭지 못한 개들은 우울해하기도 하고, 사람에게 매달리는 의존적인 성격이 되기도 하는데 천송이는 정말 밝고 꿋꿋해서 활동가들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있습니다. 심지어 다른 개나 고양이들이 사무실에 들어오면 으름장을 놓으며 텃새까지 부릴 줄 안다고 해요. 휠체어 타는 걸 너무나 좋아해 살이 약한 뒷다리가 휠체어 다리 지지대에 쓸려 벌겋게 부풀어 올라도 계속 타고 싶어한다고 해요.

천송이는 뒷다리가 마비됐지만 우울해하거나 사람에게 의존하지 않고 꿋꿋하게 지낸다. 동물자유연대 제공
천송이는 뒷다리가 마비됐지만 우울해하거나 사람에게 의존하지 않고 꿋꿋하게 지낸다. 동물자유연대 제공

천송이는 오전 오후 한 시간씩 휠체어 타는 시간을 가장 좋아합니다. 이후에는 피곤해서 곤히 잠이 든다고 해요. 천송이는 쿠싱증후군에 배변까지 해줘야 하기 때문에 다른 개들보다 관리가 필요한 건 사실입니다. 하지만 몸이 불편해도 밝은 성격을 잃지 않는 천송이가 올 겨울 따뜻한 가정의 막내로 품어줄 가족을 기다립니다.

고은경기자 scoopkoh@hankookilbo.com

천송이는 휠체어를 탄 이후 뒷다리 살이 벌겋게 부어 올라도 휠체어 타기를 즐긴다. 동물자유연대 제공
천송이는 휠체어를 탄 이후 뒷다리 살이 벌겋게 부어 올라도 휠체어 타기를 즐긴다. 동물자유연대 제공

▶휠체어 타고 나는 천송이 영상보기

▶입양문의: 동물자유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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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송이가 같은 포메라니안 종 개에게 관심을 보이고 있다. 동물자유연대 제공
천송이가 같은 포메라니안 종 개에게 관심을 보이고 있다. 동물자유연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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