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이태원 살인사건’을 연출한 홍기선 감독이 15일 세상을 떠났다. 향년 59세.
영화계에 따르면 홍 감독은 15일 서울 우면동 자택에서 숨졌고 사인은 알려지지 않았다.
홍 감독은 2009년 개봉한 ‘이태원 살인사건’ 이후 7년 만에 연출하는 신작 ‘일급기밀’ 촬영을 최근 마쳤다. 김상경과 김옥빈이 출연하는 이 영화는 군 내부 비리를 고발하는 내용으로 내년 상반기 개봉 예정이었다.
홍 감독은 서울대 원자핵공학과를 졸업하고 독립영화단체 장산곶매와 서울영상집단 등에서 활동한 한국영화운동 1세대다. 1989년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다룬 영화 ‘오! 꿈의 나라’의 시나리오를 쓰고 이 영화를 제작했으며, 1992년 선원들의 열악한 노동 현실을 그린 영화 ‘가슴에 돋는 칼로 슬픔을 자르고’로 장편영화 감독이 됐다. 고인은 ‘가슴에 돋는 칼로 슬픔을 자르고’로 제13회 한국영화평론가협회상 각본상과 신인 감독상, 제29회 백상예술대상 각본상을 각각 수상했다. 2003년에는 세계 최장기 수감생활을 한 비전향 장기수 김선명의 실화를 그린 영화 ‘선택’으로 부산국제영화제 관객상을 받았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이태원 살인사건’을 연출해 해당 사건 수사의 문제점을 환기시키며 재수사 촉구 여론을 조성하기도 했다.
홍 감독의 빈소는 서울 반포동 서울성모병원 장례식장 11호에 마련됐으며 발인은 18일이다.
김표향 기자 suza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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