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토니우 구테흐스 신임 유엔 사무총장 당선자가 첫 유엔 고위직 인사에서 여성 외교관만 3명을 발탁하는 ‘성 평등 강화’ 행보로 주목을 받고 있다. 이 가운데는 한국의 강경화(61) 유엔인도주의업무조정국(UNOCHA) 사무차장보도 있다.
구테흐스 당선자는 15일(현지시간) 아미나 모하메드(55) 나이지리아 환경장관을 유엔 사무부총장으로 임명한다고 밝혔다. 비서실장에는 마리아 루이자 히베이루 비오티(62) 브라질외교부 아시아태평양담당차관, 신설직위인 사무총장 정책특보에는 강경화 UNOCHA 사무차장보가 임명됐다.
모하메드 내정자는 반 총장 아래서 개발계획 특별보좌관으로 활동하면서 유엔의 주요 정책목표 중 하나인 ‘지속가능 개발’ 협상을 여러 차례 성공적으로 이끌어 부총장 임명이 유력했다. 고국 나이지리아에서는 2015년 모하마두 부하리 대통령의 지지를 받아 환경장관으로 입각했다. 비오티 내정자는 2007년부터 2013년까지 유엔주재 브라질대사를 지내 유엔에 관여했고, 브라질 외교부 고위관료로 활동하면서 ‘브릭스(BRICs)’로 불리는 신흥 경제국 브라질의 위상을 정립하는 데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국 출신인 강 내정자는 연세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했고 KBS 영어방송 PD 겸 아나운서로 활동했으며, 국회의장 국제비서관을 지낸 후 1998년 외교통상부 국제전문가로 특채된 비(非)외무고시 출신이다. 외교부 장관 특별보좌관, 외교부 국제기구정책관을 거쳐 주유엔 한국대표부로 유엔에 입성했다. 2006년 코피 아난 당시 유엔사무총장이 그를 유엔인권고등판무관실 부고등판무관으로 임명했고, 반기문 현 사무총장도 중용했다. 10월부터 구테흐스 당선자의 인수팀장을 맡고 있다.
구테흐스 당선자는 2017년 1월 1일부터 시작하는 그의 임기 동안 국제기구에서 성별 평등을 추구하겠다고 공언했다. 현재 유엔 고위직에 진출한 여성은 전체의 4분의 1이 못 된다고 AFP통신은 전했다.
인현우 기자 inhy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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