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지법 및 고법 일부 판사들이 여전히 고압적이고 부적절하게 재판을 진행한다는 대전지역 변호사들의 지적이 나왔다.
대전지방변호사회(대전변호사회)는 올해 대전고ㆍ지법 판사 153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법관 평가 결과를 바탕으로 우수법관 5명과 70점 미만 판사 5명을 선정했다고 15일 밝혔다. 대전변호사회는 소속 법원장과 대법원장에게 이번 평가 결과를 전달했다.
대전변호사회는 소속 변호사(136명)으로부터 재판 진행과정에서 공정성, 신뢰성, 신속ㆍ적정성 등 10개 항목에 대해 점수를 매기는 방식으로 이뤄진 총 1,026건의 평가서를 받았다. 평가는 A(100점), B(80점), C(60점) D(40점), E(20점) 등 5등급으로 나눠 이뤄졌으며, 평균 점수는 79.47점이었다.
대전변호사회는 이번 평가에서 70점 미만(56.7~69.67점)을 받은 법관 5명이 재판 과정에서 부적절한 언행과 태도를 보였다고 지적했다. 5명의 판사는 언성을 자주 높이는가 하면 쟁점과 관계 없는 사안에 대해 갑작스럽게 질문한 뒤 답변을 곧바로 못하면 다그치는 등 고압적인 태도를 보이고, 부적절한 언행도 했다. 조정 과정에서 소송대리인에게 ‘조정을 하지 않으면 자신은 절대 판결하지 않겠다’고 말한 판사도 있었다. 변호인에게 개인적으로 전화해 조정을 강요하고, 재판을 지나치게 지연하거나 심리ㆍ판단을 불충분하게 하기도 했다.
대전변호사회는 우수법관 5명도 선정했다. 해당 인사는 대전고법 허용석 수석부장판사와 대전지법 문봉길ㆍ정정미 부장판사, 정우정ㆍ허승 판사다. 대전변호사회는 우수법관 선정 배경으로 당사자의 말을 경청하면서 충분한 변론 기회를 주고, 온화하고 친절한 태도로 재판을 진행한 점을 꼽았다. 우수법관들은 또 기록을 꼼꼼히 살펴 쟁점 파악을 잘 한 뒤 재판을 진행하고, 어느 한쪽에 치우치지 않거나 구체적 상황에 적절한 소송지휘권을 행사했다는 평가다.
대전변호사회 임성문 공보이사는 “이번 평가는 한 명의 판사에 대해 10건 정도의 재판 과정에 대한 변호사의 의견을 듣는 등 최대한 공정하게 진행했다”며 “법관 대부분 쟁점을 잘 파악해 당사자들의 말을 경청하며 공정하게 재판을 진행했지만, 일부 법관들은 부정적 평가를 집중적으로 받았다”고 말했다.
최두선 기자 balanced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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