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의 외가인 충북 옥천에서 해마다 11월 29일에 열리는 육영수(1925~1974)여사 탄신제가 내년부터 중단될 전망이다.
옥천군의회는 15일 내년도 옥천군 예산안 가운데 육 여사 탄신제 지원금 700만원을 전액 삭감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이는 여야 의원들이 전원 합의한 내용으로, 오는 19일 본회의에서도 그대로 통과할 것으로 보인다. 군의회는 그러나 육 여사 서거일(8월 15일)에 여는 추모제 예산 253만원은 손대지 않기로 했다.
군의회 측은 “추모제를 하면서 따로 탄신제까지 하는 것은 적절치 못하다는 지적이 많아 탄신제 예산을 삭감키로 한 것”이라며 “최순실게이트로 악화한 군민 여론도 감안했다”고 밝혔다.
탄신제를 주관해 온 옥천문화원 관계자는 “군 지원 없이 탄신제를 개최하는 것은 사실상 어렵다. 내년 초쯤 관계자들이 모여 앞으로 어떻게 할지 대책을 논의해보겠다”고 말했다.
최근 옥천군청 홈페이지에는 육 여사 업적을 미화하고 우상화하는 행사에 왜 혈세를 퍼주냐는 항의성 글이 쇄도했다. 올해 탄신제는 시민단체들의 반대 집회로 아수라장이 되기도 했다. 탄신제는 군 지원을 받아 옥천문화원과 민족중흥회옥천지부, 옥천청년회의소 등이 개최해왔다.
육 여사는 1925년 옥천에서 태어나 옥천 공립 여자전수학교 교사로 근무하다가 박정희 전 대통령과 결혼했다. 옥천군은 옥천읍 교동리 육 여사의 생가를 37억 5,000만원을 들여 2011년 복원했다.
한덕동 기자 ddha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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