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피폭노동자 네트워크 활동가, 나스비씨 강연
15일 부산 이어 16일 울산에서도 개최
“후쿠시마 핵발전소 사고 후 용접노동자들은 하루 13시간이나 장시간 불법 노동을 강요 받았고 휴식은커녕 화장실에 가는 것도 용납되지 않았습니다.”
일본 후쿠시마 핵발전소 사고 이후 ‘피폭노동자를 생각하는 네트워크’ 활동가로 있는 나스비(51)씨가 15일부터 이틀간 일정으로 방한했다. 부산과 울산에서 '핵발전소는 빈곤과 차별의 상징이다'란 주제의 초청강연을 위해서다. 그의 이번 방한은 2014년 9월 이후 두 번째로, 강연은 탈핵부산시민연대와 울산환경운동연합 등 지역 노동환경 시민단체들이 함께 추진해 성사됐다.
이번 강연은 후쿠시마 이후 핵발전소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어떤 상황인지, 국내에 닥치지 않았지만 비슷한 사고에 대처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고민하기 위해 마련됐다.
일본의 노동환경 개선을 그린 영화를 보고 1980년대 노동운동에 투신했다는 나스비씨는 후쿠시마 핵발전소의 사고 수습과정도 과거와 다르지 않다고 본다”며 “모든 일본인이 누군가 원자로 근처에 작업해야 한다고 느끼지만 피폭을 피할 수 없고 어떤 확률로 생존도 위협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노동운동을 해왔지만 피폭 노동자 문제에 대해 (미리) 대처하지 않았던 사실을 후쿠시마 사고로 직면해야 했다”고 덧붙였다.
국내와 마찬가지로 일본의 하청에서 재하청으로 이어지는 중층하청구조는 심각한 문제로 받아들여진다. 나스비씨는 “일본은 원청부터 2, 3차 하청업체는 표면적인 것이고 실제로는 6차 하청까지 있다고 한다”며 “제염작업은 환경부에서 수주하지만 그 밑에 하청구조를 거치면서 현장노동자의 노동환경은 열악해진다”고 말했다.
그는 또 “상세한 근로명세서 없이 고용계약을 체결한 하위업체 노동자는 업자가 손을 댈 수 없는 자신의 위험수당이 있다는 것을 모르는 경우도 있다”며 “결국 노동자가 받아야 할 임금의 상당 부분이 건설회사와 상위 업체가 가로채고 있었다”고 말했다.
나스비씨는 가동 원전이 24기에 달하는 국내 원전산업에 대해서도 우려를 표했다. 그는 “기본적으로 나는 핵산업 노동산업 자체를 없애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그것은 늘 피폭을 동반하는 일이기 때문에 일반적인 노동으로 인정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나스비씨는 “후쿠시마 사고는 그런 모순이 너무나 뚜렷이 나타난 현상”이라며 “사고가 일어나 피폭 노동환경이 180도 바뀐 것이 아니라 원래 가지고 있던 핵발전소 노동의 문제가 더 뚜렷하게 드러났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탈핵부산시민연대, 동부벨트, 부산지하철노조, 탈핵울산시민공동행동, 울산환경운동연합이 공동주최하는 이번 나스비 활동가의 초청강연은 15일 부산에 이어 16일 오후 7시 울산시민연대 교육관에서도 열린다. 정치섭 기자 su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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