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경북 영주에서 문화재 시굴작업을 하던 작업자 3명이 흙더미에 묻혀 2명이 숨지고 1명이 다쳤다. 이 사고는 현장 옆 하천 제방의 연약한 지질을 고려하지 않고 작업하다 발생한 것으로 추정됐다.
이날 오후 2시 27분쯤 영주시 문수면 수도리에서 문화재 시굴작업 도중 작업자 4명 중 3명이 매몰됐다. 매몰자들은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대원들이 모두 구조해 병원으로 옮겼으나 남모(72)씨와 강모(61)씨 등 2명은 숨졌다. 김모(74)씨는 부상을 입고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이날 사고는 하천 제방과 연결된 논에서 굴삭기로 길이 2~3m, 폭 1m 가량을 파던 중 제방에 균열이 생겨 모래더미가 무너져 내려 현장에 있던 작업자들을 덮치면서 발생한 것으로 전해졌다. 작업자들은 굴삭기가 판 구덩이에 들어가 호미로 문화재 시굴작업을 하던 중에 무너져 내린 흙더미에 매몰된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 현장은 경북도가 발주한 내성천 재해예방 정비사업지구로, 세종문화재연구원이 문화재 시굴조사를 진행 중이었다. 당초 지난달 17일 착공할 예정이었으나 시굴방법 등에 대한 행정 협의가 늦어져 이날 처음 작업이 이뤄졌다. 경북도는 정비사업지구의 영주댐 수몰지구 철도 이설 구간 내에 문화재가 있을 가능성이 있어 이를 확인하기 위해 용역을 맡겼다. 이 곳은 국내 7대 민속마을 중 하나로, 외나무다리로 유명한 무섬 전통마을과 가깝다.
시 관계자는 “무섬마을 인근에 있어 문화재 발굴 가능성이 높다는 문화재청의 판단에 따라 시굴조사를 위해 구덩이를 파던 중 마사토 같은 재질로 단단하지 못한 제방에 균열이 생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경찰은 작업자들이 본격적인 문화재 시굴에 앞서 일종의 터파기 작업을 진행 중이었던 것으로 보고 감독 책임이 있는 세종문화재연구원 관계자를 불러 정확한 사고 경위와 작업 매뉴얼 준수 여부 등을 조사 중이다.
영주=이용호 기자 lyh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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