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제국 시절 황실 영빈관으로 사용한 서울 중구 소공동 ‘대관정(大觀亭)’ 터에 27층 규모의 특급 호텔이 들어선다.
서울시는 14일 열린 제18차 도시ㆍ건축공동위원회에서 부영그룹이 호텔 신축을 추진 중인 ‘북창지구단위계획 변경결정 및 소공동 특별계획구역 세부개발계획 변경결정안’이 가결됐다고 15일 밝혔다.
앞서 지난해 10월 29일 도시ㆍ건축공동위원회 심의를 통해 개발계획이 통과, 부영호텔 건립이 예정됐다. 당시 결정 조건으로 소공로변 근ㆍ현대건축물의 흔적남기기 방안을 검토하도록 한 바에 따라 서울시와 사업시행자(부영주택)가 협의해 방안을 마련해왔다.
현재 이 부지에는 일제강점기 조선토지경영주식회사 건물인 한일빌딩을 포함, 근ㆍ현대건축물 7개가 있다. 이번에 양측은 대상지에 7개 건물 중 호텔신축을 위해 불가피한 2개 동은 철거하고 5개 동은 기존의 외벽을 보존 또는 복원하기로 협의했다.
또 1층 도로변 일부를 필로티 형태의 보행로로 조성하고 기존의 가로경관을 유지하면서 보행로가 협소한 소공로의 보행환경을 개선할 수 있도록 계획했다.
신축호텔의 경우 지난해 결정과 동일하게 지하 7층~지상 27층 규모로 건립돼 850실의 객실을 제공할 계획이다. 역사유적 중 한 곳인 대관정 터 역시 지난해 문화재청 심의결과대로 호텔 2층에 보존, 전시관으로 꾸밀 방침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이번 결정을 통해 역사문화도시로 거듭나고자 하는 시정책을 구현하면서 근대 가로의 모습을 간직한 역사적 명소를 조성해 관광산업 발전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부영은 지난 2012년 호텔부지를 1,721억 원에 매입했지만, 진행과정에서 옛 유적 보존문제, 보상문제 등으로 진통을 겪었다.
손효숙기자 sh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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