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건강 보험금도 더 타
의료쇼핑ㆍ과잉진료 입증
실손의료보험 가입자가 1년간 쓰는 의료비는 비가입자보다 64만원이나 많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이들이 국민건강보험에서 타낸 보험금도 비가입자보다 2.5배나 많았다. 보험금에 기댄 소비자들의 ‘의료 쇼핑’과 의료기관의 과잉진료가 만들어 낸 부작용이 통계로 입증된 셈이다.
15일 김관옥 한양대 건강과사회연구소 연구원이 발표한 ‘실손의료보험 가입이 의료비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실손보험에 새로 가입한 사람의 연간 총 의료비(84만8,426원)는 가입하지 않은 사람(20만7,224원)보다 약 64만원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김 연구원이 지난 2012~2014년 한국의료패널 연간데이터를 분석한 결과다.
연간 의료비는 국민건강보험에서 보장하는 돈과 실손보험이 보장하는 의료비(국민건강보험이 보장하지 않는 비급여 항목) 등을 더해 구했다. 이에 따르면 실손보험 가입자가 국민건강보험에서 받은 보험금(31만4,232원)은 비가입자(12만7,485원)에게 지급된 보험금보다 약 2.5배 높았다. 건강보험 재정이 실손보험 가입자에게 훨씬 더 많이 쓰였다는 의미다.
김 연구원은 “실손보험 가입자들의 건강이 미가입자보다 좋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반론이 있을 수 있지만, 소득, 건강 등 외부 요인을 배제한 통계 분석 결과로도 실손보험이 진료비 증가에 영향을 끼친다는 점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김동욱 기자 kdw1280@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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