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물에 불이 나자 이웃집 초인종을 눌러 주민 전원을 대피시켰으나, 정작 자신은 연기에 질식해 숨진 ‘초인종 의인’ 고 안치범(29)씨가 에쓰오일의 ‘올해의 시민영웅’에 선정됐다.
에쓰오일은 안씨를 비롯해 의로운 희생정신을 발휘한 34명을 올해의 시민영웅으로 선정해 15일 서울 마포구 본사에서 시상식을 열었다고 밝혔다. 이날 시상식에선 본인ㆍ가족에게 상금 총 1억4,000만원이 전달됐다.
안씨는 지난 9월 9일 서울 마포구 원룸 건물에서 불이 나자 밖으로 나와 119에 신고한 뒤 이웃들을 깨우기 위해 다시 불타고 있는 건물로 들어가 초인종을 눌렀다. 덕분에 주민 전원은 대피했지만, 안씨는 유독가스에 질식해 숨졌다.
교통사고 현장을 목격하고 추가 사고를 막기 위해 차량을 우회시키다 음주운전 차량에 치인 김태근(45)씨, 불이 난 반지하 방에서 맨손으로 방범창을 떼어내 20대 남매를 구한 박대호(32)씨, 금은방 직원을 흉기로 위협한 강도를 제압한 엄창욱(25)ㆍ엄민하(27) 남매 등도 안씨와 함께 시민영웅으로 뽑혔다.
오스만 알 감디 에쓰오일 최고경영자(CEO)는 “위기에 처한 이웃을 돕기 위해 나선 여러분들이 이 사회의 진정한 영웅”이라며 “앞으로도 시민영웅들의 든든한 후원자가 될 것을 약속한다”고 말했다. 에쓰오일은 시민정신을 발휘해 위험한 상황에서 이웃을 도운 의인들을 격려하기 위해 2008년부터 매년 시민영웅을 선정해 시상하고 있다.
임소형 기자 precar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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