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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윤회 아들 MBC 드라마 출연 특혜 의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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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윤회 아들 MBC 드라마 출연 특혜 의혹

입력
2016.12.15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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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정우식.
배우 정우식.

박근혜 정부의 ‘비선실세’로 지목되고 있는 정윤회씨가 전처와의 사이에서 난 아들로 알려진 배우 정우식(32)이 MBC 드라마에 출연하는 과정에서 특혜를 받았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정윤회씨의 청탁을 받았다는 의혹이 일고 있는 MBC 간부는 갑작스레 사직서를 제출해 정우식 특혜 캐스팅 의혹은 더 커질 전망이다.

15일 경향신문은 보도를 통해 장근수 MBC 드라마본부장 등 MBC 고위간부들이 정윤희의 청탁을 받은 뒤 드라마 제작진에 정우식을 캐스팅하라는 압력을 넣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정우식은 최근 종방한 드라마 ‘옥중화’를 비롯해 ‘화려한 유혹’ ‘딱 너 같은 딸’ ‘개과천선’ ‘빛나거나 미치거나’ ‘야경꾼일지’ ‘오만과 편견’ 등 지난 2년여간 MBC에서만 7편의 드라마에 조역으로 잇따라 출연했다. 인지도가 높지 않은 신인배우가 한 방송국 안에서만 이 같은 이력을 쌓기는 이례적인 일이다.

이에 대해 장근수 본부장은 한국일보와의 통화에서 “여러 군데에서 정우식에게 오디션 기회를 줄 수 있냐는 부탁을 받은 것은 맞다”면서도 “제작진에 정우식을 추천하긴 했지만 특정 배역에 캐스팅하라고 지시한 적은 없다”고 밝혔다. 정우식을 추천한 ‘여러 군데’가 어디인지를 묻는 질문에 장 본부장은 “구체적으로 밝히긴 어렵다”며 “그냥 여러 군데라고만 알아달라”고 말했다. 안광한 MBC 사장의 직접적인 지시가 있지 않았겠냐는 의혹에 대해서는 “그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장 본부장은 “정우식이 정윤회씨의 아들이라는 사실은 최근의 보도를 보고 알았다”며 “연기를 곧잘 하는 신인배우로만 생각했지 정우식의 배경과 관련해서는 어떤 의심도 하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방송계에 따르면 장 본부장은 최근 사직서를 제출했고 사유는 알려지지 않았다.

정우식의 출연작 중에서 상대적으로 배역의 비중이 컸던 ‘딱 너 같은 딸’의 연출자 오현종 PD는 “정우식을 추천 받아 오디션을 보고 발탁했다”면서 “그 외에는 자세히 밝히긴 어렵다”고 말을 아꼈다.

정우식에 대한 특혜 캐스팅을 부정하는 관계자들의 발언과 달리 그간 제작현장에선 정우식의 배경을 두고 뒷말이 무성했다. 소속 매니지먼트사도 없는 신인배우가 드라마국 간부의 추천을 받아 출연 기회를 얻은 점부터가 수상쩍다는 이유에서다. 정우식이 정윤회씨의 아들이라는 사실이 알려지기 전에는 “박 대통령의 숨겨진 아들 아니냐”는 얘기까지 나돌았다. 정우식이 출연했던 한 드라마의 경우, 제작진이 신인배우 150여명을 상대로 오디션을 실시했음에도 오디션을 보지 않은 정우식이 발탁된 것으로 전해졌다. MBC의 한 PD는 “윗선의 지시로 어쩔 수 없이 정우식을 캐스팅했는데, 정우식이 연기를 못해서 대사도 줄이고 배역 자체를 축소시킨 일도 있었다”고 밝혔다. 배우 캐스팅 과정에 장 본부장이 입김을 행사했는지 여부에 대해선 “캐스팅은 전적으로 PD 고유의 권한이라 간부들이 관여하는 건 MBC 역사에 전무후무하다”며 “본부장의 지시가 있었다는 건 드라마국장도 몰랐던 일”이라고 말했다.

특혜 논란이 불거진 이후 한국일보는 정우식의 입장을 듣기 위해 연락을 취했으나 휴대폰 전원이 꺼진 상태다. 정우식은 앞서 가족사가 공개된 뒤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지금껏 살면서 내 아버지의 존재를 알고 계신 분은 한 분도 없었다. 아버지와 연락을 거의 하지 않고 지냈다. 특혜를 받은 적이 없다”고 말했다.

김표향 기자 suzak@hankookilbo.com 조아름 기자 archo1206@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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