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프로축구 K리그가 내년부터 비디오 판독 시스템을 전격 도입한다.
그 동안 판정 문제로 꾸준히 몸살을 앓아온 K리그에 일대 변화가 예상된다.
세계 축구 규칙을 관장하는 국제축구평의회(IFAB)가 지난 3월 총회를 열어 향후 2년간 시험적으로 비디오 판독을 시행할 수 있도록 허용하면서 K리그도 이 시스템을 도입할 수 있게 됐다. 국제축구연맹(FIFA)은 현재 일본에서 벌어지고 있는 클럽월드컵에 처음으로 비디오 판독을 시행 중이다. 14일 가시마 앤틀러스(일본)와 아틀레티코 나시오날(콜롬비아)의 4강에서 비디오 판독이 승부를 갈랐다. 전반 28분 가시마 니시 다이고가 쇄도하다 페널티에어리어 내에서 넘어졌다. 주심은 비디오 판독을 통해 수비수가 반칙을 한 걸 확인하고 페널티킥을 선언했다. 이 골로 기선을 제압한 가시마는 후반에 두 골을 추가하며 3-0으로 완승했다.
비디오 판독을 위해서는 주심과 부심 외에 ‘비디오 부심(video assistant referees)’이 필요하다. 비디오 부심은 실시간으로 영상을 지켜보며 무선으로 주심과 대화한다. 비디오 판독은 주심이 필요하다고 판단했을 때만 실시한다. 비디오 부심도 제안은 할 수 있지만 받아들일지 여부는 주심 몫이다. 양쪽 벤치는 판독을 요청할 수 없다. 득점, 페널티킥, 퇴장 그리고 중대한 파울을 범한 선수를 확인해야 할 때 등 경기 결과에 큰 영향을 미치는 4가지 요소로 한정되며 횟수에 제한은 없다.
K리그는 내년 7월 이후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비디오 판독을 시행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비디오 판독을 도입하려면 일정 기간 오프라인 테스트를 해야 한다. 시스템은 운영하되 실제 결과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 테스트를 의미한다. 3~6월까지 40여 경기 오프라인 테스트를 거친 뒤 하반기 챌린지(2부)부터 시행하고 큰 문제가 없으면 바로 클래식(1부)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K리그는 내년 매 라운드별 11경기(클래식 6경기 챌린지 5경기)를 소화하는데 이 중 5~6경기가 비디오 판독 대상 경기가 될 전망이다.
K리그가 도입하려는 시스템은 차량형이다.
비디오 판독 시스템은 리플레이 센터형, 경기장 설치형, 차량형 등 3가지로 나뉜다.
리플레이 센터형은 일정한 공간에 장비를 설치하는 중앙 통제방식이다. 가장 안정된 시스템이지만 최소 50억에서 200억 원 가까이 드는 비용이 문제다. 경기장 설치형은 해당 경기장에 시스템을 구축하는 형태다. FIFA는 클럽월드컵이 벌어지는 오사카 스이타 시티 스타디움과 요코하마 국립경기장에서 장비를 설치했다. 경기장별 설치 비용은 약 2억 원. 리플레이 센터형보다 경제적이지만 경기장 내에 별도 공간을 따로 마련해야 한다. 차량형이 가장 저렴하다. 장비를 갖춘 차량이 경기장으로 이동해 중계차량 옆에서 화면을 받는 방식이다. 대당 약 10억 원 정도 비용이 든다. K리그는 내년에 3대의 차량을 투입한다는 계획이다.
윤태석 기자 sportic@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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