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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팅불

입력
2016.12.15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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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할 오늘] 12.15

미국 인디언 수족의 전사 시팅불이 1890년 오늘 숨졌고, 근 4세기 이주민-원주민 전쟁이 끝났다.
미국 인디언 수족의 전사 시팅불이 1890년 오늘 숨졌고, 근 4세기 이주민-원주민 전쟁이 끝났다.

미국 인디언 수우(Sioux)족 추장 시팅불(Sitting Bull)’이 1890년 12월 15일 피살됐다. 인디언 지도자들 가운데 가장 이상적인 리더십을 발휘했다고 알려진 그의 죽음으로 근 4세기에 걸친 이주민-원주민 전쟁, 더 엄밀히 말하면 백인의 정복ㆍ인종 말살 전쟁이 사실상 끝이 났다. 미 제7기병대는 4년 전 몬태나 주 리틀빅혼 전투의 참패에 앙갚음하듯, 시팅불이 숨진 지 14일 뒤 사우스다코다 주 인디언보호구역 내 운디드니의 수족 500여명을 학살했다. 미국 개척사는 그 학살을 인디언과의 마지막 전투라 기록했다.

시팅불은 라코타 언어로 ‘엉덩이를 바닥에 대고 앉은 끈기 있는 황소’라는 뜻의 ‘타탕카 이요탕카’란 이름을 얻어 1831년 태어났다. 이름처럼 그는 어려서부터 끈기 있고 진중했다고 전해진다. 미시시피강 서쪽 대평원 북부의 수우족은 서부의 대표적 기마 사냥부족 중 하나로 남서부 아파치 족과 더불어 백인 군대에 무력으로 저항한 부족이었다. 그들은 어려서부터 말타기와 활ㆍ도끼 등 사냥과 전투에 필요한 기술을 익혔고, 그 기량에 따라 부족 안에서 성인 남성으로서 존중 받는 정도가 달라졌다고 한다. 14살의 시팅불이 수족의 경계를 침범한 이웃 부족민들을 추적해 도끼로 제압, 아버지로부터 전사의 표식이자 전적의 훈장인 흰 독수리 깃털을 하사 받고 수족 엘리트 전사집단 ‘한밤의 강한 심장(Midnight Strong Heart)’의 일원이 됐다는 기록이 있다. 1869년, 키 180cm의 우람한 체구의 그는 부족으로부터 전투력과 지도자로서의 카리스마, 중재력을 인정받아 추장이 됐다.

독립전쟁에서 승리한 뒤 연방정부의 기틀을 다지며 동부를 장악한 미 연방이 서부 개척에 나선 건 1820년대 말부터였다. 토머스 제퍼슨이 제창하고 앤드루 잭슨이 서명한 ‘인디언 이주법(1830)’과 전투 경험을 쌓은 연방 기병대, 다시 말해 법과 무력이 그들에게는 있었다. 서부 개척사란 곧 인디언 축출사였다. 부족 단위로 대평원에 흩어져 각자의 관습과 전통에 따라 살던 부족들은 알지도 못하는 법과 막무가내의 총질에 숱하게 저항했고, 보호구역으로 쫓겨 들었다. 그 저항의 마지막 불꽃이 시팅불과 그의 이름없는 수족 전사들이었다. 최윤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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