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역시절 ‘득점기계’로 이름을 날린 네덜란드 국가대표팀 코치 반 니스텔루이(40)가 축구계 내 동성애 혐오를 반대하는 캠페인 ‘히어로즈 오브 풋볼(Heroes of Football)’을 지지하는 영상을 찍었다.
‘히어로즈 오브 풋볼’은 유럽연합(EU)의 후원을 받아 진행하는 캠페인으로, 축구를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성(性) 정체성과는 상관없이 축구를 즐길 수 있도록 보장하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반 니스텔루이는 영상에서 성적 다양성을 상징하는 무지개색 축구공을 들고 말한다. “이 메시지는 축구를 사랑하는 모든 사람을 위한 것입니다. 내 인생의 전부였던 축구는 모두를 위해 존재합니다. 당신이 어떤 문화적 배경이나 종교를 가지고 있든, 당신이 레즈비언이든 게이든, 그건 축구에서 어떤 문제도 되지 않습니다. 함께한다면 모두가 환영 받을 수 있습니다.”
10일(한국시간) 영국 스카이스포츠에 따르면, 반 니스텔루이는 영상에 출연해달라는 캠페인 관계자의 요청에 “당연하다. 이 문제는 오래 전부터 다뤄졌어야 했다”며 적극적으로 승낙했다. 관계자는 이어 “우리는 반 니스텔루이에게 ‘그냥 성적 정체성이 문제될 것 없다고 말해주시면 된다’라고 했는데, 그가 ‘아니다. 이 문제는 아주 분명하게 다뤄야 한다’고 말했다”며 당시 대화 분위기를 전했다.
‘히어로즈 오브 풋볼’ 관계자는 “13~14세 또래의 아이들 사이에서 LGBT정체성 때문에 축구를 포기하는 아이들을 많이 만났다. 그건 재능을 낭비하는 일”이라 지적하며 캠페인이 공유하는 문제의식을 내비쳤다. 성적 다양성은 유럽 축구계에서 아직 핵심적인 의제로 자리 잡지 못한 상황이다. 올해 시작한‘히어로즈 오브 풋볼’ 캠페인은 유럽의 각국 정부와 협회, 구단과 함께 그 인식을 바꿔나가려고 노력하고 있다. 반 니스텔루이의 기여로, 영국을 포함한 유럽 10개국 축구협회 대표자들은 지난달 암스테르담에 모여 축구장에서 다양성을 존중하고 보장하기로 합의했다.
벨기에 국가대표 드리스 메르텐스(29ㆍSSC나폴리)와 라자 나잉골란(28ㆍAS로마)도 캠페인에 함께한다. 메르텐스는 “커밍 아웃이 많아질수록 세상의 반응도 긍정적으로 변할 것”이라며 “다른 선수들도 함께 목소리를 내서 메시지가 더 멀리 퍼져 나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히어로즈 오브 풋볼’측은 축구 관계자들을 위한 다양한 교육 자료와 VR(가상현실) 어플리케이션을 제공할 예정이다. 특히 축구 경기 현장을 재현한 VR 어플리케이션은 이용자가 경기 도중 팀에서 배제되는 게 어떤 감정을 불러일으키는지 체험할 수 있게 설계되어 있다.
정우진 인턴기자(연세대 사회학 4년)https://www.youtube.com/watch?v=IbEw_5BR5j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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