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군, 아직 다마스쿠스 등 장악
IS 잔여세력과 연합 가능성도
민간인 안전한 철수도 관건
시리아 내전의 핵심 전투지인 알레포에서 정부군과 반군이 13일(현지시간) 휴전에 합의했다. 이로써 2012년 7월 시작된 알레포 전투는 4년 반 만에 일단락됐지만, 평화협정이 제대로 체결되지 않은 상태여서 철군 등을 둘러싸고 긴장은 계속될 전망이다.
외신들에 따르면 바사르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이 지휘하는 정부군은 이날 알레포를 완전 탈환, 승리를 선포했다. 비탈리 추르킨 주유엔 러시아 대사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긴급회의에서 “알레포 내 군사활동이 중단됐고, 시리아 정권이 알레포를 통제하게 됐다”고 발표했다. 반군 역시 패배를 인정하고 14일 오전 6시부터 철수하겠다고 밝혔다. 시리아 정부를 지원하는 러시아와 반군을 지원한 터키가 이번 합의를 보증, 13일 오후 6시부터 합의가 발효됐다.
‘알레포’라는 전략적 요충지를 잃은 반군은 향후 정부와의 협상에서도 중요한 협상 카드를 잃어버렸다. 다만 반군은 여전히 수도 다마스쿠스 인근을 비롯해 시리아 북서부와 남부의 일부 도시들을 장악하고 있어 정부군에 대한 반격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있다. 시리아 정부군에 대한 러시아의 지원이 언제까지 이어질지도 변수다. 또 락까에서 도주한 IS 잔여 세력이 패퇴한 반군과 합종연횡할 가능성도 있다.
휴전 직후에는 민간인과 반군의 안전한 철수 여부가 관건이다. 반군 지역 내 민간인과 군인들은 알레포가 함락되면 정부군에 처형되거나 감금될 것을 두려워하고 있다. 반군 관계자는 “이번 휴전에서 민간인과 반군이 알레포에서 안전한 철수를 보장받았다”고 말했지만, 러시아와 시리아 정권이 이를 제대로 이행할지 미지수다. 먼저 민간인이 버스를 이용해 북부ㆍ서부 방향으로 철수하고 반군은 그 뒤를 따를 계획이다. 이들은 대부분 반군 장악 지역인 이들리브 주(州) 방향으로 빠져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반군의 철군이 지연되는 사이 14일 오전 알레포의 반군밀집지역에 로켓포가 떨어졌다. 러시아 국방부는 “정부군 진영이 공격 받았다”며 “반군이 휴전합의를 깼다”고 주장했다.
시리아 제2도시이자 금융중심지였던 알레포에서는 정부군과 반군은 물론, 외국 지원세력까지 얽혀 4년 반 동안 격렬한 전투가 이어졌다. 이날 정부군 주도의 평화협상이 체결됐지만 문제는 여전히 남아있다. 아사드 정권은 시리아 내전 과정에서 자국민에게 화학무기를 살포하는 등 수만 명을 학살했다. 때문에 아사드 정권의 퇴진 없이는 시리아에 평화가 정착되기는 요원하다는 우려가 적지 않다. 서방은 말로는 아사드 퇴진을 주장하면서도 전투에는 적극 개입하지 않았고, 반군은 동부 지역에서 수비에 급급하면서 정부군에 패배하는 빌미를 줬다.
강주형기자 cubi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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