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유명 흑인 래퍼 카니예 웨스트와 깜짝 면담을 했다. 정권인수위 측이 취임식 축하공연에 나설 스타를 찾지 못해 발을 동동 구르고 있는 상황이라 웨스트와 면담에 이목이 집중됐다.
현지 언론들에 따르면 웨스트는 13일(현지시간) 뉴욕 트럼프 타워에 들어가 트럼프 당선인과 15분간 이야기를 나눴다. 트럼프는 회동을 마친 뒤 1층 로비에서 취재진을 향해 웨스터와 다정한 포즈를 취하며 “우리는 오랜 친구다, 웨스트는 좋은 사람이다”고 말했다. 대화 내용과 관련한 취재진 질문에 트럼프는 “인생”이라고만 밝혔고, 웨스트는 ‘내달 취임식에서 축하공연에 나설 것이냐’는 질문을 받자 “지금은 그냥 사진만 찍었으면 좋겠다”고 답했다. 이어 트럼프는 “몸조심하고, 곧 다시 보자”며 웨스트의 등을 토닥였고, 웨스트는 특별한 언급 없이 현장을 빠져나갔다.
웨스트는 회동 이후 트위터에 “당선인과 다문화 문제에 대해 만나 이야기 나누길 희망했다”고 밝혀 면담이 자신의 요청으로 이뤄졌음을 내비쳤다.
이날 회동을 놓고 일각에서는 트럼프가 자신을 지지했던 웨스트에게 축하공연과 같은 역할을 요청하기 위한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리얼리티쇼 스타 킴 카다시안의 남편이기도 한 웨스트는 대선 후인 지난달 18일 한 콘서트에서 트럼프 지지 발언을 한 바 있다. 당시 그는 “이번 대선에 참여하지 않았지만 투표했다면 트럼프에게 표를 던졌을 것”이라며 “흑인들, 인종주의에 대한 집착을 멈춰라. 세상 자체가 인종주의적”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그가 평소 흑인 인권과 사회문제에 적극적인 의견을 밝혀온 가수여서 논란을 낳았다.
정민승 기자 ms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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