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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만큼 뜨거운 ‘EPL 썰전’

입력
2016.12.14 1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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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리 네빌, 리버풀 선수 혹평에

클롭 감독 “선수 평가 못하면서…”

위르겐 클롭 리버풀 감독. 리버풀 공식 홈페이지
위르겐 클롭 리버풀 감독. 리버풀 공식 홈페이지
게리 네빌 스카이스포츠 해설위원. 게리 네빌 트위터
게리 네빌 스카이스포츠 해설위원. 게리 네빌 트위터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가 최근 위르겐 클롭(49) 리버풀 감독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의 레전드 중 한 명인 게리 네빌(41) 스카이스포츠 해설위원의 날선 공방전으로 후끈 달아올랐다.

최근 부진한 리버풀 골키퍼 로리스 카리우스(23)의 경기력이 발단이다. 그가 연이어 수비 불안을 노출하며 두 경기에서 6실점하자 네빌은 “카리우스가 불안하다. 긴장한 게 보인다”고 비판했다. 카리우스는 데일리메일과 인터뷰에서 “네빌의 말에 신경 안 쓴다. 그는 잠깐 감독을 하다가 다시 전문가가 된 사람”이라고 받아 쳤다. 네빌이 스페인 프로축구 발렌시아 감독을 맡은 지 4개월 만에 성적 부진으로 물러난 걸 비꼬았다. 그러자 네빌 위원의 동생 필립 네빌(39)이 BBC에 출연해 “어린 선수(카리우스)가 경기 도중 실수를 저질렀으면 훈련이나 열심히 해야 한다”고 가세했다. 여기에 클롭 감독은 “게리 네빌은 선수를 평가하는 일에 어려움을 겪은 사람이다. 왜 그런 사람이 방송에 나와 다른 선수와 관련된 얘기를 하게 그냥 두느냐”고 선수를 보호하고 나섰다. 이어 “나는 트위터를 안 한다. 할 말이 있으면 직접 하라”고 꼬집었다. 네빌 위원은 보란 듯 다시 트위터에 “나는 요리사는 아니지만 어떤 스테이크가 맛있는지는 안다”고 응수했다.

게리 네빌 트위터 캡처
게리 네빌 트위터 캡처

축구가 하나의 문화로 뿌리 깊게 자리 잡은 유럽에서 이런 ‘설전’은 자주 벌어진다. 감독과 선수는 물론 해설위원 때로는 심판까지 거리낌 없이 의견을 주고받는다. ‘독설가’로 유명한 조제 무리뉴(53) 맨유 감독을 비롯해 아르센 웽거(67) 아스날 감독, 알렉스 퍼거슨(75) 전 맨유 감독 등 ‘명장’들도 예외는 아니다. 이런 논란이 축구의 재미를 더하는 양념 역할을 할 때도 많다.

한국 축구에서는 좀처럼 보기 힘든 풍경이다. 학연, 지연, 혈연의 선후배 관계로 촘촘히 얽혀 있는 한국 축구인들은 어떤 질문에도 ‘모범답안’만 내놓곤 한다. 이를 ‘동방예의지국 콤플렉스’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가장 최근 기억나는 도발 중 하나는 최강희(57) 전북 감독이었다. 그는 스리백을 가동해 수비 위주로 재미를 보던 FC서울과 경기에서 똑같이 스리백을 가동해 이긴 뒤 “우리도 지지 않는 경기를 할 수 있다. 오늘 서울은 할 수 있는 게 킥하고 백패스 뿐이었을 것”이라고 당시 서울 사령탑 최용수(45) 감독에게 직격탄을 날렸다. 대선배의 도발에 크게 상처 입은 최용수 감독은 맞대응을 고민하다가 “각 팀마다 처한 상황이 다르고 지도자 철학이 다양할 수 있다”고 말하는 정도로 넘어갔다. 홍명보(47) 전 국가대표 감독이 2014년 브라질월드컵에서 참패한 뒤 “선수들에게 좋은 경험이 됐을 것이다”고 하자 이영표(39) 해설위원이 “월드컵은 경험이 아니라 증명하는 자리”라고 뼈있는 말을 한 것이 두고두고 회자된 적도 있다.

윤태석 기자 sportic@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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