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양 KGC인삼공사의 파죽지세가 2016~17시즌 프로농구 순위 싸움에 지각 변동을 예고하고 있다.
KGC인삼공사는 최근 11경기에서 10승을 쓸어 담으며 단독 2위(14승5패)까지 올라섰다. 1위 서울 삼성(14승4패)과도 불과 0.5경기 차로 선두를 넘보고 있다. KGC인삼공사는 시즌 초반 8경기에서는 4승4패로 5할 승률을 기록했으나 이후 10경기에서 한 번밖에 패하지 않았다.
상승세의 주역은 가드 이정현(29)과 센터 오세근(29)이다. 이정현은 2라운드에서 경기당 평균 18.1득점으로 5경기 이상 출전한 국내 선수 중 1위를 차지했다. 어시스트와 스틸은 각각 평균 6.1개와 2.2개로 전체 3위다. 이 같은 활약을 바탕으로 이정현은 KBL(한국농구연맹)이 14일 발표한 2라운드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됐다. KGC인삼공사 선수가 월별 라운드 MVP를 수상하는 것은 2011~12시즌 무려 5년 만이며 이정현은 2010~11시즌 프로 데뷔 후 처음으로 MVP를 수상하는 영광을 안았다.
이정현이 리딩과 외곽슛으로 진두지휘 한다면 오세근은 골밑을 든든히 지키고 있다. 전날 부산 KT와 경기에서도 오세근은 20득점, 8리바운드, 3어시스트, 2스틸의 활약으로 117-77, 대승에 앞장섰다. 오세근은 2라운드에서 가장 효율적인 활약을 펼친 국내 선수로 13일 선정됐다. KBL은 긍정적인 기록과 부정적인 기록을 차감해 선수들의 분당 생산성을 측정한 ‘선수 생산성 지수’(PER)에서 국내 선수 중 오세근(21.7점)이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고 밝혔다.
토종 선수들의 맹활약에도 인삼공사는 외국인 선수 교체를 결정했다. 주마가편(走馬加鞭)의 의지다. 단신 가드인 키퍼 사익스(23ㆍ178㎝)를 울산 모비스에서 일시 대체 선수로 뛰던 마커스 블레이클리(28ㆍ192.5㎝)로 교체하기로 한 것. 모비스에서 잠시 뛸 때 블레이클리는 평균 18점에 9.8리바운드, 5.4어시스트의 뛰어난 활약을 펼쳤다.
사익스도 시즌 초반보다 안정된 기량을 선보이고 있지만 김승기 KGC인삼공사 감독은 “사익스가 못해서라기보다 플레이오프에서 ‘높이’가 있는 상대들과 만날 것을 생각해서다”라고 용병 교체 이유를 밝혔다. 삼성과 고양 오리온의 양강 구도를 깬 김 감독의 눈은 이미 플레이오프에 가 있다.
성환희기자 hhsung@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