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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두연 주도’싱가포르 헤지펀드 의문 투성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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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두연 주도’싱가포르 헤지펀드 의문 투성이

입력
2016.12.14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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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억불 출자에도 운용 흔적 없어

110억 손해에 320억은 국내 회수

“비자금 조성 목적 프로젝트”논란

황두연(54) ISMG코리아 대표가 최순실(60ㆍ구속기소)씨 측과 각종 인연으로 얽힌 사실이 드러나면서, 현대증권의 1억달러(1,167억원) 규모 싱가포르 헤지펀드 논란도 재점화하고 있다. 4년 전 현대증권 노동조합이 제기한 이 문제는 법정공방이 아직 진행 중이다.

현대증권은 2012년 2월부터 싱가포르 현지법인을 세워 1억달러 규모의 헤지펀드를 운용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그러나 노조 측에선 “그룹의 막후실세인 황 대표가 회사 자금을 해외로 유출하려 한다”고 이의를 제기했고, 2012년 9월 김신 당시 현대증권 사장은 ‘전면 재검토’ 방침을 공표했다. 그러자 2개월 전 외부에서 영입된 윤경은 당시 부사장이 각자 대표로 취임했고, 이듬해 5월 임기가 2년가량 남았던 김 사장이 사임하며 윤 부사장이 단독 대표이사 및 사장으로 취임했다. 윤 사장은 황 대표의 고교 동창이다.

윤 사장이 밀어붙이면서 사업에는 급속도가 붙었다. 2013년 6월 현대증권은 싱가포르 헤지펀드 자산운용사(AQGㆍAsia Quant Group)와 조세회피처인 케이만군도에 페이컴퍼니를 동시 설립, 1억달러 출자를 단행했다. 그러나 3년 동안 현대증권 측은 이득을 보긴커녕, 지난 6월 기준으로 110억원가량 손해만 남긴 상태다. 원금 중에서 아예 320억원은 올해 초 국내로 회수했다.

전문가들은 헤지펀드 설립과정과 운용내역에 대해 의문투성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현대증권 사정에 밝은 한 인사는 13일 “싱가포르 현지법인을 먼저 설립한 뒤, 헤지펀드 운용을 위한 라이선스를 확보하고 나서 헤지펀드를 조성하는 게 당연한 수순인데도, 이 모든 과정을 동시 진행한 것은 이례적”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증권사 관계자는 “재무제표를 보면 결국 분기 별로 수십억원씩 손상차손이 기록돼 있는데 이는 환율 효과이며 실제로 거래한 내역은 거의 없어 보인다”고 했다. 사실상 헤지펀드를 운용한 흔적이 없다는 얘기다. 애초부터 황 대표 측이 비자금 조성을 목적으로 벌인 프로젝트가 아니냐는 의심이 나오는 이유다.

현대증권 측은 의혹을 부인하고 있다. 현대증권 관계자는 “황 대표가 관여하지도 않았고 금융당국이 제시한 절차를 따른 정상적인 사업”이라며 “실제 운용도 하고 있으며, 황 대표는 물론 최순실씨와는 아무 관계가 없다”고 해명했다. 황 대표와는 수 차례 통화를 시도했으나 연락이 닿지 않았다.

김정우 기자 wookim@hankookilbo.com

이상무 기자 allclear@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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