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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귀열 영어] How to address people 명칭과 호칭 사이

입력
2016.12.13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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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세상에 경찰관을 면전에서 ‘Policeman’이라고 부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분명 직업 명칭이지만 경찰관 중에는 여성도 있기 때문에 policeMAN이 적합하지도 않고 그래서 ‘Officer’로 정착한지 오래 되었다. 남성, 여성에 대한 호칭을 놓고 유럽에서도 he, she 같은 성구별보다는 중성 명칭 ze를 사용하자는 움직임도 비슷한 이유에서 나왔다. 수십 년 전부터 God을 왜 남성 인칭 대명사 he로 받아야 하는지 논쟁이 계속되고 있고 이런 변화는 어법보다 더 중요한 시대적 조류가 되었다.

식당이나 카페에서도 waitress라고 부르는 원어민은 거의 없다. 이 용어 자체에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라 이 호칭이 주는 사회적 차별감이 때문이다. 식당 안에서 cook(요리사), bus body (식탁 청소 담당) dishwasher(설거지)를 직업명으로 부르지 않는 것과 같은 이치다. 때문에 요즘에는 ‘Excuse me’나 ‘Miss’로 부르거나 이름표에 있는 first name을 직접 부르는 추세다. 우리나라에서도 식당이나 coffee shop에서 Waiter, Waitress라고 부르면 당사자가 기분 나빠하는 것은 마찬가지이기 때문에 ‘여기 말예요!’ ‘잠깐만요!’ 등을 쓴다. ‘아가씨’나 ‘이모’ 라는 호칭도 새로운 대안으로 나온 것인데 뒷말이 많기는 마찬가지다. 결국 상대가 어떻게 받아 들이냐에 따라 호칭은 얼마든지 바뀌고 변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가장 민감한 현장은 비행기 여승무원을 stewardess라고 부를 때이다. 단어에 문제가 있는 게 아니라 이 말의 사회적 정서와 문화적 배경이 다르기 때문에 ‘예민한 호칭’이 된 것이다. 실제로 미국 국내선을 타고 여행하던 40대 한국 동포 한 분이 비행기안에서 stewardess!라고 승무원을 불렀다가 지적 당한 사례도 있다. 미국 승무원이 다가와서 ‘Excuse me?’라고 되묻자 당황한 교포는 ‘I said, ‘Stewardess!’라고 말했고 여승무원은 ‘Nobody calls us ‘Stewardess’. We are flight attendants!’라며 훈계조로 무안을 주었다고 한다. 이런 경우 차라리 ‘Excuse me! Miss’로 불렀다면 문제는 없었을 것이다.

Policeman을 Officer라고 부르듯 미국 보안관은 흔히 Sheriff라고 부르지만 Deputy라고 하는 것을 더 좋아한다. 법정 판사를 Judge라고 하는데 법정에서 변호사 검사 증인들은 한결같이 ‘재판장님’을 ‘Your Honor’라고 부른다. 변호사를 재판장은 Counselor라고 부르지만 법정 밖에서는 Mr. Warner, Ms. Collins식의 이름이 일반적이다. 한국인들이 ‘김 변호사’를 ‘김변’으로 부르는 것과 큰 차이가 난다. 이 역시 직업 명칭 attorney, lawyer와 실제 호칭이 다르다는 것을 말해 준다.

다만 의사를 Doctor 혹은 Doc으로 부르고, 교수를 Professor혹은 Prof.라고 부르는 것은 직업과 호칭이 같은 사례다. 그래도 나이든 교수나 권위를 좋아하는 교수가 아니라면 자기 ‘이름’을 불러 달라고 하는 교수도 많다. 나이 어린 학부생은 Professor라고 부르고 대학원생은 교수의 first name을 부르는 경우도 마찬가지다. 초중고 학생들이 자기 선생님을 Teacher라고 부르는 일은 없고 대신 Mr. White, Mrs. Stone, Miss Jackson식으로 부르는 것은 교과서 같은 규범이 되었다.

한국에서는 Mr. Kim이 아랫사람이나 부하 직원에 대한 호칭인 반면 영국에서는 최고의 존칭이고 미국에서는 매우 공식적인 호칭으로 사용한다. 그만큼 명칭과 호칭은 단어 문제가 아니라 사회적 정서와 관계가 깊다. 그래도 경우에 따라 난감하다면 ‘어떻게 부르면 되겠습니까?’라는 의미로 ‘What should I call you?’ 혹은 ‘How should I address you?’라고 물어보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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