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의 여야정 협의체 제안에
이정현 “쓰레기통 갈 이야기”
원내 지도부는 합의 직후 “사퇴”
비박 ‘친박 8적’ 거론하며
“최순실의 남자들은 떠나라”
친박 “당 분열시킨 건 비박”
당권 경쟁만 매몰 추한 민낯
집권여당이 12일 박근혜 대통령 탄핵 정국에서 국정의 조기 정상화가 아닌 당권 경쟁에 매몰된 한심한 행태를 계속 보이고 있다. 야권의 여야정 협의체 구성 제안에 당 지도부와 원내 지도부가 엇박자를 내며 불통의 민낯을 드러냈고, 주류 친박계와 비주류 비박계는 서로 인적 청산을 요구하며 갈등 국면의 수위를 높였다.
이정현 대표는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로 초래된 국정 공백을 해소하기 위해 야권이 제안한 여야정 협의체를 두고, 기자간담회를 자청해 “그 사람들(야권) 이야기는 곧바로 쓰레기통으로 갈 이야기”라며, 야권을 향한 불신을 드러냈다. 그러자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은 이 대표를 비롯한 새누리당 친박계 지도부를 여야 협상의 파트너로 인정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정하면서 각을 세웠다. 정진석 원내대표는 당 지도부의 입장과 달리 국회에서 여야 3당 원내대표 회동을 갖고 여야정 협의체 운영에 합의했고, 또 12월 임시국회 개회와 개헌특위 구성에 공감대를 이뤘다. 그러나 정 원내대표와 김광림 정책위의장, 김도읍 원내수석부대표는 합의 이후 사퇴를 공식 발표, 여야정 협의체 운영이 가동하기까지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16일 예고된 신임 원내대표 경선이 또다시 계파 후보 대결의 장이 될 경우 여당의 내홍은 겉잡을 수 없이 깊어질 공산이 크다.
친박계와 비박계는 촛불집회에서 드러난 민심을 외면한 채 서로 “당을 떠나라”고 공방을 주고 받았다. 비주류 비박계가 중심이 된 비상시국위원회는 이날 총회에서 “국정농단 사태를 방기한 ‘최순실의 남자들’은 당을 떠나라”라며 이정현 대표와, 조원진ㆍ이장우 최고위원, 서청원ㆍ최경환ㆍ홍문종ㆍ윤상현ㆍ김진태 의원을 ‘친박 8적’으로 규정한 명단을 발표했다. 그러자 이 최고위원은 최고위원회의에서 “비상시국위의 인적 청산 요구는 지나가는 소가 웃을 일”이라며 “당을 편 가르고 분열시키고 파괴한 김무성 전 대표와 유승민 의원은 막장정치의 장본인으로 당을 떠나라”라고 맞섰다. 이 대표도 기자간담회에서 비박계의 인적 청산 요구에 대해 “뻔뻔하다”고 일축했다. 친박계는 탄핵반대파 52명을 중심으로 ‘혁신과 통합 보수연합’을 13일 발족시키기로 했다.
서상현 기자 lss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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