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장판사 출신 변호사가 법조 브로커들에게 명의를 빌려줘 ‘검은 수익’을 올리고 의뢰인이 맡긴 돈 등 수억원을 횡령한 혐의로 구속 수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12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부장 심우정)는 부장판사 출신 한모(58ㆍ사법연수원 14기) 법무법인 Y 대표변호사를 변호사법 위반과 횡령 등 혐의로 지난 6일 구속해 수사하고 있다.
한 변호사는 2013년 12월부터 올해 1월까지 2년 넘게 법조브로커 신모(56)씨 등 4명에게 명의를 대여해 일명 ‘사무장 로펌’ 3곳을 운영하도록 해주고 부정한 대가를 받은 혐의(변호사법 위반)를 받고 있다. 또 같은 기간 다른 사무장 로펌을 운영하는 전모씨 등 3명에게 총 2억원에 가까운 알선료를 제공하고 사건을 수임한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역시 변호사법 위반이다.
게다가 한 변호사는 2014년 4월부터 지난해 8월까지 의뢰인이 맡긴 보관금과 Y 법무법인 자금 등에 손을 대 총 4억7,000여만원을 빼돌린 혐의(업무상 횡령)도 받고 있다.
그는 상고심 민사사건의 피고인 의뢰인에게 “대법관에게 양복 한 벌 해줘야 한다”며 300만원짜리 의류 상품권을 뜯어내는 등의 비위(본보 9월 30일자 11면)를 저질러 지난 9월 대한변호사협회에서 정직 6개월의 중징계를 받는 등 법조계의 ‘블랙리스트’에 올라 있는 인물이다.
검찰은 한 변호사를 이달 중ㆍ하순경 재판에 넘겨 후배 판사 앞에 세우고, 브로커들도 함께 기소할 예정이다.
손현성 기자 hsh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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