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카룰 등 금융규제 회피”
보험사들, 형평성 문제 제기
최근 수협은행을 자회사로 분리한 수협중앙회가 당초 보험 분야 영업조직(수협공제)의 분리도 함께 검토했다가 백지화했다고 하는데요. 그 배경을 두고 다양한 해석들이 나옵니다.
12일 보험업계와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수협중앙회는 지난 1일부터 수협은행을 별도 자회사로 분리하는 조직개편을 단행했습니다. 2011년 경제사업과 신용(금융)사업을 분리한 농협의 신ㆍ경 분리와 비슷하지만, 이번에 수협은 수협공제를 중앙회 내부에 남겨뒀습니다. 앞서 농협은 농협은행과 함께 농협공제도 중앙회에서 분리해 농협생명보험과 농협손해보험으로 각각 나눈 바 있죠.
이를 두고 보험사가 되면 받아야 할 깐깐한 금융 규제를 피하기 위해서라는 관측이 나오는데요. 수협공제가 보험사로 전환하면 원칙적으로 방카룰을 적용 받습니다. 방카룰은 ▦은행 창구에서 특정 보험사 상품을 25% 이상 팔지 못하게 하고 ▦점포당 보험판매인을 2인 이하로 제한하며 ▦점포 밖 영업을 금지하고 있어 보험사들의 실적과 밀접한 규제로 꼽힙니다. 보험사 전환을 포기한 수협공제는 전국 지역조합과 수협은행 지점 500여곳에서 판매하는 보험(공제) 상품의 100%를 수협공제 상품으로 채울 수 있는 겁니다.
다른 보험사들은 형평성 문제를 제기합니다. 자동차ㆍ변액보험 등을 제외한 거의 모든 생명ㆍ손해보험 상품을 취급하고 있는데다, 조합원은 물론 일반인을 상대로도 자유롭게 영업해 사실상 보험사와 다를 바 없다는 가죠. 중앙회 우산 아래에 있는 혜택이 너무 많다는 겁니다. 특히 수협공제는 부채를 원가가 아닌 시가로 평가해 보험사들에 막대한 자본확충 부담을 안겨주고 있는 새 회계기준(IFRS17)의 적용도 받지 않는데요. 한 보험사 관계자는 “앞으로 수협공제의 규모가 커지면 커질수록 금융당국과 보험사들의 견제가 커지지 않겠느냐”고 말했습니다.
이성택 기자 highno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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