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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새누리당 친박계의 후안무치, 정당사의 수치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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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새누리당 친박계의 후안무치, 정당사의 수치일 뿐이다

입력
2016.12.12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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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핵 정국을 전후해 빚어진 새누리당 내분이 ‘계파 전쟁’으로 치닫고 있다. 친박계가 비박계 중심의 비상시국위원회에 대응해 11일 심야모임을 갖고 ‘혁신과 통합연합’이라는 공식 조직을 결성키로 했기 때문이다. 친박계와 비박계는 12일 서로 “당을 떠나라”면서 ‘진흙탕 속의 개싸움’을 벌였다. 원색적 비방이 오가고 출당(黜黨) 명단까지 발표한 걸 보면 분당은 기정사실로 여겨진다. 어차피 바닥을 드러낸 다음에야 제대로 된 보수 정당이 설 수 있다면 불가피한 권력 다툼으로 비치기도 한다.

희대의 대통령 비선 측근 농단 사태로 구성원 누구 하나 손가락을 받지 않을 사람이 없는 새누리당이지만 그동안 대통령 친위대나 다름없었던 친박계의 행태에 비춰 공식조직 결성과 비박계에 대한 대대적 공세는 후안무치의 극치라 하지 않을 수 없다. 민심을 외면한 채 오로지 권력욕의 무분별한 과시에 집착하는 것으로밖에는 보이지 않는다.

사실 무자비한 공천 학살과 그로 인한 여론악화로 역사적 참패를 당한 4ㆍ13총선 직후 친박계는 폐족 선언을 해 마땅했다. 당헌ㆍ당규 등 규정을 무시한 것은 물론이고, 염치없이 행한 막가파식 공천행태는 친박계가 정당민주주의에서 얼마나 벗어나 있는 정치세력인지를 국민에게 똑똑히 확인시켜 주었다. 미르ㆍK스포츠 재단 설립 의혹 등 박근혜 대통령 비선 측근인 최순실씨 국정농단 사태가 불거질 때도 친박계 지도부는 국정조사 등에서 방어막을 치기에 여념이 없었으니 대통령의 사당(私黨) 조직원과 다른 게 뭐였는지 묻고 싶다.

증폭되는 측근 비리 의혹과 박 대통령의 잇따른 대국민 사과, 국정마비 장기화 와중에 당이 제 역할을 못하고 기울어질 때도 여전히 당권에 집착하면서 쇄신 기회를 걷어찬 게 바로 친박계 지도부다. 박 대통령 탄핵 가결 후 책임을 지고 지도부 퇴진과 계파 해체의 길을 걸어 마땅할 친박계가 도리어 비박계를 당에서 쫓아내겠다고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니 수긍할 국민이 얼마나 될지 궁금하다. 그런데도 ‘혁신과 통합’이라는 도무지 어울리지 않는 이름까지 붙였으니 만인의 비웃음을 살 일이다.

대통령 대행체제에서 앞을 가늠하기 어려운 나라의 진로를 염려하고, 보수 정당의 가치를 조금이라도 지켜 나가고 싶다면 친박계는 자숙하고 지금이라도 해체 선언을 해야 한다. 민주주의에 역행하는 정치를 더 이상 보여서는 안 된다. 특유의 조직력을 앞세워 내부 투쟁에서 이긴다 해도 국민이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 그런 뻔한 이치를 모른 체하는 친박 지도자들의 모습이 답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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