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상선 종양 조직검사 후 생길 수 있는 가성(假性) 동맥류를 비(非)수술요법, 고주파 열 치료로 쉽게 제거할 수 있게 됐다. 가성동맥류는 손상된 동맥에서 혈액이 흘러나와 조직에 피가 고이는 병이다. 혈관 파열과 기도 압박으로 인한 호흡곤란을 일으킬 수 있다.
정소령 서울성모병원 영상의학과 교수팀이 2007~2014년 8년간 국내 3개 대학병원에서 조직검사 후 갑상선에 뜻하지 않게 가성 동맥류가 생긴 8명에게 고주파 열 치료 효과를 검증하는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결과는 중재(仲裁)영상의학 분야 국제 학술지 ‘저널 오브 바스큘러 앤드 인터벤셔널 라디올로지(JVIR)’ 최근호에 실렸다.
정 교수팀은 조사 대상 가성동맥류 환자 8명 가운데 4명은 고주파 열 치료로, 나머지 4명은 기존 압박법으로 치료한 뒤 어떤 차이가 있는지 비교ㆍ분석했다.
그 결과 30∼180분간 혈관을 압박하는 방법은 모두 실패했지만 고주파 열 치료를 시행한 그룹은 5∼20초 안에 위급사태를 진정하는데 성공했다. 치료 후 합병증은 물론 재발도 없었다.
갑상선 종양은 양성과 악성으로 구분된다. 이를 정확히 판별하려면 초음파 영상진단 후 조직검사가 필수적이다. 조직검사는 보통 주사바늘을 이용해 세포를 채취하는 미세 침 흡인 세포 검사로 이뤄진다. 뜻밖의 조직검사 합병증, 가성동맥류는 대부분 이 때 발생한다.
이 경우 의료계는 지금까지 초음파를 보면서 가성동맥류 발생 부위를 압박하거나 응급수술로 동맥류를 묶는 방법으로 혈관 파열 위험을 막아왔다. 두 방법 모두 환자에게는 큰 부담을 주었다.
그러나 초음파 유도 고주파 열 치료는 혹에 전극을 삽입한 다음 고주파를 조사, 그 열에너지로 혹을 태워 없애는 원리여서 간편하고 부담도 적다.
정 교수는 “고주파 열 자체가 혈액과 조직을 응고시킬 수 있으므로 조직검사 합병증으로 생긴 가성동맥류 치료에도 응용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며 “가성동맥류를 좀더 쉽고 안전하고 효과적으로 치료하는데 고주파 열 치료가 기여하길 바란다”고 했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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