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국내 음원 사이트에서 이례직인 일이 벌어졌다. 스웨덴 가수인 라세 린드가 신곡 ‘허쉬’로 벅스와 소리바다, 엠넷, 올레, 지니, 네이버뮤직 6개 음원 사이트의 일간차트 1위를 휩쓸었다. 외국 가수가 부른 팝송이 국내 일간 차트 1위를 하기는 좀처럼 보기 드문 일이다. 지니뮤직 관계자는 이날 “외국 곡이 차트 1위를 한 건 최근 5년 사이 ‘렛 잇 고’ 이후 처음”이라고 말했다. 2014년 개봉한 애니메이션영화 ‘겨울왕국’의 주제곡으로 큰 사랑을 받았던 ‘렛 잇 고’에 견줄 만큼 ‘허쉬’란 노래가 국내 음악 팬들의 관심을 사로 잡고 있는 것이다. 밴드 마룬5도 신곡으로 국내 일간 차트 정상을 밟아보지 못한 걸 고려하면 이례적인 인기다.
외국 곡의 깜짝 1위에는 드라마 ‘도깨비’ 열풍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허쉬’는 ‘도깨비’ OST로 11일 공개된 노래다. 드라마에 대한 시청자들의 관심이 높다 보니, 작품에 삽입된 외국 가수의 곡까지 덩달아 인기를 누리고 있는 것이다.
린드는 한국 음악팬들에 친숙한 외국 가수이기도 하다. 그가 2001년 발표한 곡 ‘커몬 스루’는 드라마 ‘소울 메이트’(2006)에 OST로 삽입되며 국내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기도 했다. 여린 목소리로 어둡고 쓸쓸한 사랑 노래를 주로 불러 국내에서 특히 인기가 높다.
린드뿐 만이 아니다. 멜론을 제외한 6개 음원 사이트에서는 ‘허쉬’를 비롯해 남성 듀오 10cm가 부른 ‘내 눈에만 보여’와 그룹 엑소 멤버인 찬열과 가수 펀치가 부른 ‘스테이 위드 미’ 등 ‘도깨비’ OST 세 곡이 일간차트 톱5를 휩쓸고 있다. 올해 초 끝난 드라마 ‘응답하라 1988’가 그랬던 것처럼, ‘도깨비’가 끝나는 내년 2월까지는 음원 차트에도 ‘도깨비’ OST 열풍이 이어질 것이라는 게 방송 및 가요 관계자들의 중론이다.
‘도깨비’는 올 상반기에 신드롬을 일으킨 KBS 드라마 ‘태양의 후예’의 김은숙 작가와 이응복 PD가 의기투합해 내놓은 새 드라마다. 신화 속 도깨비 김신을 연기하는 배우 공유와 고등학생 지은탁을 맡은 김고은의 호연을 바탕으로 도깨비와 여고생의 사랑이라는 이색적인 로맨스를 감칠맛 나게 선보여 시청자의 반응이 뜨겁다.
양승준 기자 come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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