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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이제 계층간 이동통로가 닫힌 사회

입력
2016.12.12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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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세대 계층이동 가능성 94년 60%→2015년 21%

다음 세대 계층이동 가능성 94년 41%→2015년 30%

“계층이동 비관론은 격차고정사회의 증거” 지적

스마트폰 중독 4년새 두배… 학교폭력 초등이 최다

한국 경제가 성장가도를 달리며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처음으로 1만달러를 돌파했던 1994년. 자신의 세대에서 계층 이동이 가능하다고 믿는 이들은 10명 중 6명에 달했다. “하면 된다”는 믿음이 있었다.

그로부터 20여년. 열심히 노력하면 자신의 사회ㆍ경제적 계층을 상승시킬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3분의 1로 급감했다. 젊은 세대일수록 ‘개천에서 용이 나는’ 신화를 믿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 ‘닫힌 사회’

12일 통계청이 낸 ‘한국의 사회동향 2016’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자기 세대에서 경제ㆍ사회적 계층을 상향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가구주의 비율은 21.8%에 그쳤다. 대신 계층 이동을 비관적으로 보는 비율은 62.2%에 달했다.

이 결과는 94년 조사 결과와 완벽하게 반대다. 당시 자기 세대에서 계층을 상향할 수 있다고 답한 비율은 60.1%였고, 비관적으로 본 비율은 5.3%밖에 없었다. 20여년 전에는 10명 중 6명이 낙관론자였지만, 이제 10명 중 6명이 비관론자가 된 셈이다.

자식 세대도 계층 이동에 성공하지 못할 것이라 생각하는 사람도 늘었다. 자식세대에서 계층이 향상될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99년 조사에서 41.2%가 긍정적인 답변을 했지만, 지난해 이 비율은 30.9%로 추락했다. 반면 99년 조사에서 11.1%에 불과하던 비관적 응답 비율은 지난해 50.5%로 급증했다. 특히 젊을수록 계층이동 가능성을 낮게 평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조사에서 19~29세의 26.6%, 30대의 27.0%만이 다음 세대의 계층 이동 가능성을 낙관적으로 본 반면, 65세 이상은 33.0%가 가능성이 있다고 답했다.

전문가들은 한국 사회가 노력이 핏줄을 넘어설 수 없는 ‘닫힌 사회’로 급속하게 변질되고 있다는 평가를 내린다. 김희삼 광주과학기술원 교수는 “계층이동에 대한 비관론은 ‘격차 고정사회’가 현실화할 위험을 경고하는 것”이라며 “비관론이 젊은층에서 확산되는 것은 계층간 이동성 저하가 사회 재생산(출산ㆍ육아 등)을 위협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우려했다.

스마트폰 중독ㆍ학교폭력

한편 스마트폰 보급과 사용빈도가 갈수록 늘면서 스마트폰을 손에서 놓지 못하는 ‘과의존위험군’의 비율은 4년만에 두 배로 급증했다. 스마트폰 과의존위험군 비중은 2011년 조사에서 8.4%였으나 지난해 16.2%로 배증했다. 특히 과의존위험군 비율은 성인(남성 13.4%, 여성 13.8%)보다 청소년(남 30.8%, 여 32.4%)에서 훨씬 높게 나타났다. 만 3~9세 유아ㆍ아동의 과의존위험군 비율도 10% 이상(남 14.0%, 여 10.7%)으로 조사됐다.

나이가 적을수록 학교폭력에 더 자주 노출된다는 조사 결과도 나왔다. 지난해 기준으로 학교폭력을 경험한 비율은 초등학생 24.3%, 중학생 18.0%, 고등학생 16.8%로 나타났다. 남학생들은 주로 신체적 폭력(남 8.1%, 여 2.6%)을 당하는 반면, 여학생들은 따돌림(남 4.8%, 여 5.7%)을 당하는 빈도가 더 높았다.

세종=이영창 기자 anti092@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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