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개발한 전기ㆍ가스 원격 검침 기술이 노르웨이에서 서비스돼 검침원에게 의존하는 현 노르웨이의 전기검침 시스템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전망이다.
12일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에 따르면 ㈜누리텔레콤의 원격검침 상용제품에 ETRI가 개발한 나노큐플러스 기술을 탑재한 원격검침 서비스 기술 검증에 들어갔다.
나노큐플러스는 경량 IoT(사물인터넷) 디바이스용 초소형 운영체제로, 전력소비량 데이터를 무선으로 전송해 원격 검침이 가능하다.
㈜누리텔레콤은 ETRI의 기술 지원을 받아 원격검침 상용제품을 만든 데 이어 나노큐플러스를 탑재한 시스템을 만들어 노르웨이에 800억원(74만대) 규모의 수출계약을 체결했다. 이 기술은 이미 ‘노르웨이 국제 프로젝트(SORIA project) 실사단의 소규모 기능검증을 통과했다. ETRI는 노르웨이 베르겐 시 현장에 1,500여대의 단말을 시범 구축해 기술검증을 진행할 예정이다.
ETRI의 원격 검침 시스템은 노르웨이의 전기 검침 방식을 180도 바꿀 것으로 기대된다. 노르웨는 주거 형태가 대부분 단독주택이다 보니 전기 검침원이 일일이 방문해 전력 소비량을 확인해야 해 실시간 전력 소비 데이터의 양을 반영하지 못하는 한계를 안고 있다. 주로 수력과 풍력 발전을 통해 전기를 생산해 정확한 전력분배는 더 어렵다. 더욱이 베르겐 시는 비가 많이 오는 데다 숲이 많고 집이 대부분 언덕에 있어 무선전파의 송신이 어려운 환경이다. 하지만 ETRI와 ㈜누리텔레콤의 스마트 미터기는 전기 사용량을 15분 단위로 측정한 뒤 무선통신 네트워크를 통해 중앙 서버로 모아 원격으로 효율적인 전기 관리를 할 수 있다는 게 ETRI의 설명이다.
ETRI 김선태 실시간SW연구실장은 “향후 이 기술을 고도화해 고신뢰, 저전력을 필수로 하는 산업용 사물인터넷 서비스에 탑재해 공장 모니터링, 공정 자동제어 기술로까지 확대해 경쟁력을 높일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김 실장은 “이번 성과는 연구원이 추진 중인 ‘1실 1기업 맞춤형 기술지원’을 통해 대규모 해외 프로젝트를 수주한 대표적인 성공사례”라고 덧붙였다.
최두선 기자 balanced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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