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어나는 유기견을 주체하지 못하는 이집트가 한국으로 살아 있는 개를 수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이집트는 앞서 유기견을 무차별적으로 도살해 국제사회로부터 비난을 받은 바 있다.
아랍권 위성 매체 알아리바야 인터넷판 등에 따르면 유기견이 보호소의 수용능력을 넘어서면서 유기견을 한국으로 수출하는 방안을 들여다보고 있으며, 협상이 조만간 타결될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
이러한 보도가 나오자 교민사회는 한국이 어떻게 살아 있는 ‘떠돌이 개’를 수입할 수 있느냐며 술렁이는 분위기다. 특히 해외에 한국이 개식용 국가로 부정적 이미지가 있는데, 개 수출마저 이뤄지면 한국에 대한 이미지가 더 나빠질 수 있다는 얘기다.
이집트 주재 한국인 무역업자는 “살아있는 상태로 개를 수출하는 방법도 문제가 될 수 있고 현지에서 도살과 보관, 처리 방식에서도 새로운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했다.
주이집트 한국 대사관과 코트라도 이런 소식을 접하고 진상 파악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대사관의 한 관계자는 “(한국의) 민간 업자가 이집트 정부 측 또는 현지 민간 업자와 의견을 주고받았을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다”며 “정확한 사실관계를 먼저 파악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집트는 앞서 유기견을 대량 도살해 국제사회로부터 거센 비난을 받았다. 이집트 일간 데일리뉴스이집트 등에 따르면 지난 해 12월에는 알렉산드리아 내 여러 지역에서 유기견들이 무차별적으로 살해된 사진들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라오면서 국제적 이슈가 됐다. 목격자들에 따르면 당시 공무원들은 알렉산드리아 지역내 유기견을 대상으로 총격을 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2013년에도 수에즈를 비롯한 각 지역에서 정부가 유기견들을 독살하거나 총살해 쓰레기통에 버리는 사건이 발생해 온라인에서는 이를 중단시켜달라는 청원운동까지 벌어지기도 했다.
한편 이집트 정부는 살아있는 당나귀 1만 마리를 중국에 수출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이집트에서는 이슬람 율법 등의 이유로 살아있는 당나귀 도살을 금기시하는 분위기이며, 당나귀 고기는 주로 야생 동물 먹이로만 사용되고 있다. 중국은 고기가 아닌 가죽 때문에 당나귀를 원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고은경기자 scoopko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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