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잉원(蔡英文) 대만 총통과의 통화로 외교가를 흔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또다시 중국을 압박하고 나섰다. 트럼프 당선인이 ‘하나의 중국’정책마저도 협상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주장을 폈다. 또 북핵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중국을 비판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11일(현지시간) ‘폭스뉴스 선데이’와의 인터뷰에서 “나는 ‘하나의 중국’ 정책을 완전히 이해한다”면서도 “우리가 무역이나 다른 분야를 두고 중국과 합의를 도출해낼 수 없다면 우리가 그 정책에 얽매여 있어야 한다고 생각지 않는다”고 밝혔다.
트럼프 당선인은 중국과의 협상에서 중요한 쟁점으로 무역문제ㆍ남중국해 문제와 더불어 북핵문제를 들었다. 그는 “중국의 통화조작과 관세, 남중국해 요새화가 우리(미국)를 심각하게 해치고 있다”고 지적한 후 “솔직히 북한에 관해서도 도움이 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에는 핵무기가 있고, 중국이 그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음에도 우리를 전혀 돕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당선인의 이날 발언은 지난 2일 차이 총통과의 통화의 연장선상에 있다. 트럼프 당선인은 이날도 “중국이 내게 이래라저래라 하길 원하지 않는다”며 차이 총통과의 통화를 옹호했다. 그는 차이 총통과의 통화가 “짧은, 훌륭한 통화였다”며 “다른 나라에서 전화를 걸어오는데 받지 않는 건 무례한 일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미국은 1979년부터 공식 외교상으로는 중국이 대만을 중국의 일부로 간주한다는 원칙을 인정하면서도 대만과는 비공식적 우호관계를 유지해 왔다. 트럼프 당선인은 37년만인 지난 2일 차이 총통과의 통화로 이 원칙을 흔들었으며 중국은 민감한 반응을 보인 바 있다.
트럼프 당선인은 대선 기간 내내 중국을 향해 공세적인 발언으로 일관해 왔다. 중국이 미국시장에 자국 상품을 수출하기 위해 통화를 조작한다는 주장을 폈고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목해 높은 관세를 물릴 것이라는 내용을 주요공약에 포함시키기도 했다. 무역전쟁이 일어날 수 있다고 경고한 보잉사 등은 트럼프 당선인의 역공을 맞았다.
인현우 기자 inhy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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