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넥센 이보근(왼쪽), 김세현/사진=김주희기자
[한국스포츠경제 김주희]넥센의 2016년은 반전의 연속이었다. 시즌 전 '꼴찌 후보' 평가를 뒤엎고, 승승장구하며 정규시즌을 3위로 마쳤다. '홀드왕' 이보근(30)과 '세이브왕' 김세현(29)은 넥센 돌풍의 중심에 섰다. "2군에만 가지 말자"는 목표를 가지고 시즌을 맞이했던 이들은 나란히 프로 데뷔 후 첫 타이틀을 따내며 야구인생의 새로운 시작을 열었다. 잊을 수 없는 2016년을 보낸 '반전왕'들을 만났다.
-'홀드왕'과 '세이브왕'으로 한 해를 마감했다. 이런 성적을 예상했나.
김세현(이가 '김') "처음엔 자신 없었다. 불안감도 있었고, 처음엔 목표를 세이브 20개만 하자로 잡았다."
이보근(이하 '이') "난 시즌 때 목표가 2군만 가지 말자였다."
-언제쯤 '올해는 잘 되겠다' 싶었나.
이 "다행히 풀타임을 소화하긴 했지만 '됐다' 싶었던 적은 없었다. 하루하루가 너무 힘들었다. 홀드왕은 생각도 할 수 없었다. 정재훈(두산) 선배가 너무 멀리 태평양을 건너고 있어서 (따라잡을) 생각도 못했다. 전반기 끝날 때까지는 김상수(넥센)가 홀드 2위고, 나는 3위였다. 어휴, 내가 무슨 홀드왕? 세현이야 처음부터 압도적으로 나갔지만, 어휴 나는."
-한 명씩 제치고 올라갈 땐 어떤 기분이었나.
이 "'홀드 하나만 더 하자, 하나만 더 하자'하는 심정이었다. 몇 개로 목표를 한 게 아니라 '하나만 더 하고 싶다'였다."
-서로의 한 시즌은 어떻게 예상했나.
김 "좋을 거라고 생각했다. 형이 군대 가기 전에도 제구는 정말 좋았다. 잘 했던 시즌도 있었고. 시속 150km를 던지면서 말도 안 되게 140km대의 슬라이더를 던질 때가 있었다. 군대 갔다오면 아픈 것도 괜찮아질 거니까 잘하면 위치가 달라질 수 있겠단 생각을 했다."
이 "전지훈련에서 그랬다. '내가 네 앞에서 던질 것 같은데 최선을 다하겠지만, 혹시라도 형이 주자를 깔아 두고 왔을 때 부탁한다'고 했다. 세현이가 (시즌 중에) 내 주자 6명만 막아줬으면 내 평균자책점은 3점대가 됐을 거다. 그래서 올해는 말 안하고, 그냥 하던 대로만 하려고 한다. 그렇게 부탁을 하고, 계속 얘기했는데. 에휴."(웃음)
김 "나는 올해 '내가 제어할 수 없는 거엔 신경쓰지 말자'고 했다. (웃음) 타자가 쳐서 안타가 되고, 홈런이 되는 건 어쩔 수 없다."
-주변 시선도 달라졌을 것 같은데.
이 "크게 달라진 건 없다. 전지훈련 시작 때부터 미리 다 이야기가 되지 않았나. 누가 무슨 역할을 맡을 지 다 이야기가 된 상황이어서. (염경엽 전 감독님이 '올해 이보근을 홀드왕으로 만들겠다' 하셨을 땐 선수들도) 다 웃었다. '니가 홀드왕이래'하면서 웃고. 나도 '그냥 기사가 그렇게 난 거겠지'하고 넘겼다."
김 "주변 반응 생각하지 말고 하던 대로만 하려고 했다."
-밖에서 의심의 시선을 많이 보냈는데. 의식이 되지 않았나.
김 "그것도 여유가 있는 사람들이 갖는 것 같다. 이 기회를 못 잡으면 추락하는데. 이번이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했다."
-준비가 돼 있었으니 기회를 잡은 것 아닌가.
김 "준비는 모르겠다. 공은 늘 씩씩하게 던져왔다. 생각만 조금 바뀐 것 같다."
이 "남의 시선에 대해서는 신경을 안 쓴다. 내 것만 하면 된다. 처음 맡는 거고, 우려의 시선도 있었지만 그런 거에 신경쓰기 보다 내가 어떻게 해야 할 지에 대해서 더 집중을 했다."
-중심에 서지 못했던 시간이 길었는데.
이 "가끔은 중심에 있었다. 가끔이었고, 그게 오래 가지 못해서 그렇지만."
김 "작년에도, 재작년에도 부상 없이 풀타임을 마치는 게 목표였는데. 그나마 병에 걸렸던 게 전화위복이 된 것 같다. 자연스럽게 몸 관리를 해야 하니까. 예전처럼 늦게 자고, 늦게까지 놀고 그럴 수 없다. 이제 술도 입에 안 댄다. 요즘엔 아내랑 골프 치고, 헬스장 가서 운동하고 그게 일상이다. 내 성격상 옆에서 안 잡아주면 스스로 안 하는 스타일이라 아내가 옆에서 같이 잡아 주면서 하고 있다."
김주희 기자 juhee@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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