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서 보낸 메시지 수신ㆍ저장돼
최씨 제주도 방문 기록 등 발견
정호성이 보낸 메시지 흔적도
비선실세 최순실(60ㆍ구속기소)씨의 국정농단 수위를 적나라하게 드러낸 실질적 증거인 태블릿PC의 사용자는 최씨 본인이라고 검찰이 결론을 내렸다. 박근혜 대통령 연설문과 청와대 내부 문건 등이 담겨있어 비선실세 의혹이 ‘최순실 게이트’로 비화하는 계기가 됐던 이 태블릿PC를 두고 최씨는 거듭 자신의 것이 아니라며 법정 공방을 예고했다.
11일 검찰은 최씨의 행적과 태블릿PC의 사용 흔적이 일치한다고 강조했다. 검찰에 따르면 최씨는 2012년 7월 14~29일, 2013년 7월 20일~8월 10일 두 차례 독일을 방문했는데, 문제의 태블릿PC에 같은 기간 수신된 ▦독일 통신요금제 및 로밍 이용 등 이동통신업체의 문자메시지 ▦외교부가 발신한 영사콜센터 안내메시지 등이 남아있다. 또 통화를 할 수 없지만 문자메시지를 주고 받을 수 있는 기능이 탑재된 이 태블릿PC에는 최씨가 독일에 있는 동안 사무실 직원에게 업무상 지시를 내린 흔적도 나왔다.
검찰은 최씨가 국내에서도 이 태블릿PC를 들고 다닌 것으로 보고 있다. 2012년 8월 14~16일 제주도를 방문한 최씨가 조카인 장시호(37ㆍ구속기소)씨의 서귀포 빌라 인근에서 사용한 기록도 확인했기 때문이다. 최씨가 장씨의 오빠 등 친인척과 함께 찍은 사진도 다수 발견됐다.
최씨는 정호성(47ㆍ구속기소)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과 연락할 때도 이 태블릿PC를 사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태블릿PC에는 ‘보냈습니다’라는 정 전 비서관의 문자메시지가 남아 있었는데, 정 전 비서관의 휴대폰과 대조했더니 같은 시점에 보낸 같은 문자메시지가 발견된 것이다.
검찰은 이처럼 태블릿PC에 남겨진 객관적 자료들을 근거로 최씨의 것으로 결론지으면서, 국회 국정조사 청문회에서 나온 “최씨는 태블릿을 사용할 줄 모르는 것으로 안다”는 장씨와 차은택(47ㆍ구속기소) 고영태(40)씨 등의 발언들은 주관적 평가라고 배제했다.
이에 대해 최씨 측 변호인 이경재 변호사는 “재판 과정에서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등에 감정을 신청해 (사용자를) 밝혀낼 것”이라고 반박했다.
안아람 기자 onesho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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